울산항만 노무 공급권을 장악하고 있는 울산항운노조가 15일 신생 노조의 진입을 막기 위한 집회를 여는 바람에 울산항만 작업이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울산항만물류협회에 따르면 울산항운노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신생노조인 온산항운노조와 노무계약을 맺은 운송회사의 거래 기업인 온산공단 세진중공업 공장 앞에서 '항만하역 작업권 사수 결의대회'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여인원은 노조원 7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본항, 온산항, 울산신항, 미포항 등에서 울산항운노조원들이 맡고 있는 선박 블록, 비료, 우드 칩, 곡물 등 벌크 화물 이송작업이 정상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집회는 오후 2시까지로 예정돼 있다.
지난 1952년 설립된 울산항운노조는 신생노조인 온산항운노조의 과거 비리를 내세워 원천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온산항운노조는 출범한 직후인 지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당시 노조 대외협력부장 등 3명이 취업을 미끼로 67명에게서 7억8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울산해경에 구속된 아픈 전력을 갖고 있다.
이후 온산항운노조는 지난 2016년 7월 전국을 무대로 영업하는 운송업체와 첫 계약을 맺으면서 울산항운노조와 정면 대립했다.
당시 해당 운송업체와 계약 기간이 두 달가량 남아있던 울산항운노조 측은 "온산항운노조에 하역 부두를 사용할 권한이 없다"며 작업을 방해하자, 해당 업체는 온산항운노조와 계약을 열흘 만에 파기하고 울산항운노조와 계약을 유지·갱신했다. 이 과정에서 하역 업무를 방해한 울산항운노조 간부들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계약이 파기되자 온산항운노조는 수억원대 손해를 입었다며 해당 운송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지난해 10월 결국 법원의 조정 끝에 노무 공급계약을 따냈다. 온산항운노조와 해당 운송업체의 노무 공급계약 기간은 오는 21일부터 2년간이다.
항만물류업체들은 두 노조간 힘겨루기가 향후 물류 차질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신생노조와 노무 계약을 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날수록 갈등이 심화되면서 마찰이 빚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울산항만물류협회 이진웅 국장은 "울산항운노조원들 가운데 70% 이상은 현재 평소와 다름 없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어 항만 물류 이송에 큰 차질은 없는 상태"라며 "물류업체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당부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