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정을 깨라” 은행권도 여성시대...달라지는 인사풍경

“유리천정을 깨라” 은행권도 여성시대...달라지는 인사풍경

기사승인 2019-01-17 03:00:00

은행권에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수출입은행에서 첫 여성 본부장이 나오는가 하면 기업은행은 역대 최대 규모의 여성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정부가 ‘성 평등’을 강조하면서 여성에 대해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던 은행권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날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역대 최대규모의 여성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창립 이래 최대 인원인 여성 팀장 15명을 ‘은행의 꽃’이라 불리는 지점장으로 승진시킨 것. 이번 인사는 부지점장, 책임자급 여성 승진 인원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승진자 총 335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5명이 여성 승진자다.

수출입은행에서는 이달 초 은행 창립 43년만에 첫 여성본부장이 탄생했다. 김경자(55) 심사평가단장이 새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으로 승진해 1976년 수은 창립 이래 첫 여성 본부장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하나은행도 통합 이후 첫 여성 그룹장을 배출했다. 백미경 소비자보호본부 전무가 소비자행복그룹장으로 승진 발탁된 것. 여기에 여성 본부장도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은행들의 연합체인 은행연합회 역시 이경희 홍보실장이 상무이사로 승진하면서 5명의 전체 임원 가운데 2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또 다른 여성임원은 김혜경 상무로, 그는 은행연합회 첫 여성 임원이다.

이밖에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첫 여성 증권회사 대표로 이름을 올렸으며, 조순옥 국민은행 상무는 여성 최초 준법감시인으로 선임됐다. 또 왕미화 신한금융 WM사업부문장과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의 선임으로 신한금융에서는 3년만에 여성임원이 등장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여성 임원이 늘어나는 현상이 정부의 정책기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정부의 남녀평등 정책에 따라 여성에 대한 기회 부여가 조금씩 확대됐으며, 그에 따른 여성 인력이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정부의 남녀평등 정책이 지속되면서 여성인력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확대됐다”며 “그렇게 육성된 여성인력들이 임원으로 조금씩 승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고위직에 여성들을 더 많이 진출시키려는 노력을 비롯해 여성들이 겪는 유리천장을 깨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모든 성들이 평등하게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은 물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많다. 여성 임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4대 시중은행의 전체 임원 열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명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워킹맘 등의 문제가 여전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다”며 “정부는 물론 기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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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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