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찬 이승우… 벤투 감독의 선발 라인업에는 없나?

물병 찬 이승우… 벤투 감독의 선발 라인업에는 없나?

기사승인 2019-01-17 11:24:27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끝난 중국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이승우는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중국과 최종전 후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주세종(아산)이 차례로 교체로 투입됐다. 그리고 선발로 나선 손흥민(토트넘)을 후반 막판 교체하면서 선택한 선수는 이승우가 아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호출에 대비해 그라운드 밖에 몸을 풀고 있던 이승우는 벤치에서 몸을 그만 풀고 돌아오라는 신호가 나오자 실망한 듯 벤치로 복귀하면서 물병을 차버리는 경솔한 행동을 했다.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자신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지만 자칫 감독에게 불만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의 행동이었다.

이날 경기서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황의조가 최전방에 섰고, 이청용, 손흥민 황희찬이 2선에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중원은 정우영과 황인범이 지켰으며, 4백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문환이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이 일찌감치 포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역시 에이스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12분 중국의 골문 앞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의조가 깔끔하게 골로 마무리하면서 이른 시간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5분에는 손흥민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 골로 마무리하면서 중국을 두 골 차로 따돌린 것이다. 후반전 벤투 감독은 교체로 변화를 꾀했다. 후반 24분 지동원을 투입하며 최전방에 변화를 줬고, 후반 35분에는 이청용 대신 주세종이 투입됐다.

마지막 카드는 구자철이었다.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한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라운드 한편에서 몸을 풀던 이승우에겐 가장 실망스러운 순간이기도 했다.

구자철이 마지막 사인을 받은 뒤 몸을 풀던 선수들이 벤치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이승우는 걸어가던 길목에 놓여있던 수건을 발로 살짝 차 옆으로 걷어냈고, 벤치에서는 신가드를 의자에 툭 던지며 아쉬워했다. 이번에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승우는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빠르게 버스로 향했다.

이승우는 이번 아시안컵 대회에서 부상을 당한 나상호를 대신해 긴급 호출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그라운드를 누비지는 못했다. 결국 중국전에서 꽁꽁 숨겨뒀던 아쉬움이 터져 나온 것은 당연할 수 있었던 상황.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선배 기성용(뉴캐슬)은 “이승우가 물병을 차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선수로서는 충분히 이해한다”라며 “물론 잘한 행동은 아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이)승우를 잘 타이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토너먼트가 끝날 때까지 여기 있는 선수들은 모두 필요한 존재다. 잘 얘기해서 문제가 없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이)승우가 물병을 찰 때 옆에 있었다. (이)승우도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축구 열정이 커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전반에 좋은 경기를 했고, 계속 지배했다. 수비도 컨트롤을 잘했다. 90분 동안 만든 기회를 봤을 때 더 많이 넣을 수 있었다. 오늘 보여준 경기력과 결과로 조 1위를 달성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의 선발 출전에 대해서는 “모든 감독은 당연히 훌륭한 선수를 쓰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 손흥민은 경기장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선수다. 다양한 포지션에도 뛸 수 있다. 경기에 나설 컨디션이었다. 어젯밤에 결정을 내렸다”며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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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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