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지 4년만에 두 은행 직원들에 대한 인사·급여·복지 제도통합 방안이 마련됐다. KEB하나은행은 통합 4년 만에 직원들에 대한 제도 통합을 마무리 지으며 진정한 의미의 통합에 성공했다.
17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날 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제도통합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8일 제도 통합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률 47.1%에 그쳐 부결됐다.
이날 실시된 재투표에서 합의안은 조합원 1만48명 중 9037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8.4%, 반대 30.9%로 가결됐다. 노조는 설명회 등을 개최하고 제도 통합안에 대해 직원들의 공감대를 구한 결과 통합안이 찬반투표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앞서 진행된 찬반투표는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투표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 통합안이 가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합안 가결에 따라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각각 4단계와 10단계로 이원화돼 적용되던 직급체계가 4단계로 통일된다. 두 은행에 서로 달리 적용되던 복지제도는 두 은행 제도가 모두 수용되며, 임금 격차 문제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았던 외환은행 임금을 기준으로 최대 98%까지 평준화된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통합안은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된다. 당장 1월 21일 월급부터 제도 통합안에 담긴 내용이 적용될 것”이라며 “이미 제도 통합에 필요한 대부분의 실무 준비를 마쳤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통합안 시행 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단협을 통해 지속적으로 풀어나갈 예정”이라면서 “통합안 가결로 조합원들이 더욱 굳건히 단결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만큼 조합원들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더욱 힘써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제도 통합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통합을 마무리 하게됐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9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2016년 5월 직원 교차발령과 6월 통합 전산시스템을 가동, 그 해 9월 통합 노조를 출범하는 통합과정을 거쳐왔다. 마지막으로 남았던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에 성공하면서 옛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이 마침표를 찍었다.
통합이 마무리 되면서 그동안 마찰을 보이던 KEB하나은행 노사관계도 일대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그동안 노사는 제도 통합 뿐만 아니라 채용비리 및 지배구조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 은행 CEO가 채용비리로 법원 재판에 넘겨져 노조는 경영진에게 채용비리의 책임을 강도 높게 물어왔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노사 갈등의 단초를 제공하던 큰 과제가 하나 해결됐다”며 “앞으로 노사관계에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제도통합안 마련은 오는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함영주 행장의 연임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안 마련을 개기로 그의 연임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던 노조와의 관계개선이 기대되는 영향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