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협맨들의 금융권 주요 요직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농협의 신용사업 안착과 함께 농협 특유의 조직문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화재보험협회 차기 이사장으로 이윤배 NH농협손보 전 대표가 내정됐다. 화재보험협회는 이달 중 사원총회를 열고 이 전 사장을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 전 사장은 1979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리스크관리부장, NH농협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 강원영업본부장, 강원지역본부장, NH농협손보 사장 등을 거친 39년 전통 농협맨이다.
그는 앞서 2017년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가 선임된 후 두 번째 금융협회장으로 선임된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 출신 현 금융협회 단체장이 없다는 점과 비교해 봤을 때 농협맨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농협중앙회 출신의 최용현 현대자산운용 부사장이 케이뱅크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농협노조 출신인 허권 위원장이 금융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농협맨들이 진출하는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농협맨들의 약진이 농협의 신용사업을 대표하는 농협금융지주의 안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신경분리를 단행한 이후 농협금융이 안착하면서 농협맨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는 평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출범이후 조선해운업 업황 악화에 따라 한 차례 부침을 겪었으나 지난해 3분기 만에 손익목표 1조원을 조기달성하는 등 금융회사로서의 입지를 높이고 있다.
농협 특유의 조직문화도 농협맨들의 외부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모난 사람이 없다”며, 조합 문화를 거치며 금융권에 들어서는 농협맨들의 소통 능력이 일반 금융권 인사보다 우수하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아직까지 ‘정’ 문화가 남아있는 유일한 금융사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금융위원장으로 옮겨 가면서 농협에 대한 관가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는 견해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 전 위원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위원장에 오르면서 농협금융에 대한 당국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며 “이후 당국과 관련된 금융협회나 자문위원 등으로 농협 출신 인사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