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어려운 과정이다. 특히 분만 직전부터 출산에 이르는 과정은 태아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임산부들이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시간일 것이다. 분만 직전 산모가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또 어떤 과정을 통해 출산을 하게 되는 것일까? 권한성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출산을 알리는 3가지 징후는 진통, 피 섞인 분비물(이슬), 양막파수다. 분만 시 진통은 가진통과 달리 자궁 수축이 규칙적으로 나타난다. 점차 진통 간격이 줄면서 진통은 더 짧고 강하게 오게 되며, 자세를 바꿔도 없어지지 않는다.
진통 전에 보이는 소량의 끈끈한 점액질 섞인 출혈을 이슬이라고 한다. 자궁경부가 열리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이슬이 보인다고 바로 진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출산이 임박했다는 징후로 받아들이면 된다.
양막파수는 태아와 양수를 싸고 있는 양막이 터지면서 양수가 흘러나오는 것을 말한다. 양막파수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으로 가야한다.
출산의 징후가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하여 분만을 준비한다. 산모에 따라 일부 과정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대략적인 분만 준비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입원한 산모는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고 응급상황 시 필요한 수혈을 대비하여 혈액검사를 진행한다.
② 자궁경부의 확장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의료진이 내진한다.
③ 회음 절개 부위를 제모하고, 분만 과정 중 상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관장을 시행한다.
④ 분만 중 금식을 유지한다.
⑤ 분만 과정 중 규칙적인 호흡은 태아에게 산소를 원활히 공급해주고 진통을 완화시켜준다.
권 교수에 따르면, 실제 분만 과정은 자궁경부가 열리는 분만 제 1기, 태아가 만출되는 분만 제 2기, 태반이 분리돼 유출되는 분만 제 3기로 나뉜다. 초산모의 경우 분만 제1기부터 분만까지 소요시간은 약 9~19시간, 경산모의 경우는 약 6~14시간이나 이는 산모에 따라 편차가 크다.
분만 제 1기(개구기 또는 준비기)는 진통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자궁경부가 10cm 정도 완전히 열릴 때까지의 단계로 분만 과정 중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단계이다. 진통으로 내원 시 의료진은 내진을 통해 자궁경부의 열린 정도, 경부의 강도, 양막파수 여부 및 골반 내에서 태아가 내려온 정도를 파악한다. 진통이 약해 분만이 지연될 때에는 옥시토신 같은 자궁 수축제 투여를 통해 분만 진행을 돕는다.
분만 제 2기(배출기 또는 산출기)는 경부가 완전히 열리고 태아가 만출되는 시기이다. 보통 초산모는 1-3시간, 경산모는 30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시기에 산모는 태아를 만출하기 위해 힘주기를 한다. 적절한 힘주기는 태아 하강을 촉진시켜 분만 시간을 단축시킨다.
분만 제 3기(후산기)는 아기가 태어난 후 태반이 나오는 시기이다. 아기가 태어난 후 5 ~ 10분 뒤 자궁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태반이 자궁에서 떨어져 나온다. 분만 종료 시점으로, 태반 만출 후 자궁은 더 강하게 수축해 출혈을 방지한다. 자궁 수축을 돕기 위해 자궁 수축제를 투여한다.
권 교수는 “출산 후 2시간가량은 산후 출혈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금식을 유지하며 혈압과 맥박 등 활력징후를 확인한다”면서 “출혈량이 많지 않으면 출산 2시간 후부터 식이를 진행하고 출산 4시간 이후에는 소변을 보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산모들은 자연분만 이틀 뒤 퇴원하게 된다”며 “하지만 출산 후 6주 동안의 산욕기 기간에는 합병증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몸 상태를 잘 관찰하고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즉시 병원에 내원하여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