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강우 등 중국발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신기술’ 적용에 나섰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합동실험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실험은 오는 25일 서해상에서 진행된다. 서해 상공에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Agl)’을 살포한다는 계획이다. 구름 속에 살포된 요오드화은은 강수입자를 성장시켜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 인공강우 실험은 이날을 첫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15회 예정돼 있다.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중국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했으나 결과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실험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인공강우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인공강우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새로운 수단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로 국민이 큰 고통을 겪었다.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시도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인공강우, 고압분사, 물청소, 공기필터 정화, 집진기 설치 등 새로운 방안도 연구 개발해서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모든 기술적 수단을 최대한 적용할 것”이라면서 “(신기술 적용 관련) 세부 계획은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태국, 인도 등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공기정화탑과 물대포 등을 활용 중이다. 중국 산시성 시안에는 100m 높이의 공기정화탑이 들어섰다. 커다란 ‘공기청정기’인 셈이다. 중국 베이징과 톈진에도 7m 높이의 공기정화탑이 설치돼있다. 중국 난징과 류저우에서는 주거공간과 숲이 융합된 ‘수직 숲’을 건설되고 있다. 나무와 식물을 지붕과 베란다에 심어 건물의 외곽을 숲으로 감싼다는 구상이다. 태국과 인도에서는 물대포를 활용, 공중에 대량의 물을 분사한다. 공기 중에 흩뿌려진 물방울이 먼지를 흡착해 땅에 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공강우 등 신기술의 실용적 측면을 우려했다. 김철희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뭐든 하는 것이 낫지만 섣불리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미세먼지는 광역적이다. 물대포, 공기정화탑 등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영기 수원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인공강우로 경제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새로운 기술을 찾기보다는 기본적인 미세먼지 저감 조치에 좀 더 충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