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현장에서 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삶을 절실히 느껴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취임한지 이제 100일이 조금 넘었지만 뚜렷한 캐릭터를 확보했다. ‘소통하는 진흥원장’으로 통한다. 전국에 퍼져 있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고, 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콜센터 등 모든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으며 진흥원 안팎으로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취임 후 약 3개월간 소감을 말한다면
▶현장을 방문해 상담을 해보니 서민금융지원제도와 센터를 몰라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통계를 내보니 2017년 1년간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대출 받은 인원은 33만5000명,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를 이용한 인원은 21만명으로 총 54만5000명이 저금리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207만명은 20% 이상 고금리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점포가 없고 소득증빙이 어려운 노점상이나 푸드트럭 등 영세 자영업자분들은 일수대출 등 사금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선 진흥원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화재‧구조‧구급상황 발생 시 119를 떠올리듯 재무 어려움이 있을 때 1397이 생각나도록 만들어야 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재부 사무관 시절부터 현장을 찾아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책을 기획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는 현장 방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임식을 생략하고 관악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한 데 이어 안산‧군산 등 8개 지역을 찾아갔습니다. 현장을 방문해 보니 사업 실패로 수천만원의 빚을 진 어르신부터 청각장애를 갖고 계신 일용직 근로자 등 진흥원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상담시간의 절반은 서류를 작성하는 데 할애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고객들의 실질적인 상담 시간을 늘리기 위해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계획했습니다. 또한 글을 읽고 쓰는 데 서툰 고객도 있기 때문에 기재항목을 고객이 말하면 센터직원이 전산화된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이 조금 더 나은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직원들과 소통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서민 뿐 아니라 직원들도 제 고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임 100일을 맞아 ‘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업무 관련 건의사항 및 개인고충에 이르기까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문자메시지로 회사 내 고민 사항을 상담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진흥원과 신복위 양 기관의 각종 회의체를 공동 운영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직원 간 소통도 강화할 것입니다.
-서민금융지원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서민금융진흥원 수장으로서 경영방침이 있다면
▶서민금융 지원대상 규모는 약 1500만명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연간 공급되는 정책자금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원이 필요한 분들에게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선 제도화된 복지보다 정책 서민금융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1조원이라도 복지는 한 번 지원하면 제도화 돼 매년 동일예산 투입이 필요한데 반해, 정책금융은 6~7조원 지원이 가능한 레버리지 효과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시민단체 등 외부에 정책금융의 필요성을 직접 찾아가며 알릴 계획입니다. 또한 협력‧연계를 통해 외부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이계문 원장 약력
▷1960년 경기도 가평 출생
▷1984년 동국대 산업공학과
▷1994년 서울대 정책학 석사
▷1990년 행정고시 합격(34회)
▷2006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서비스경제과장
▷2011년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담당관
▷2013년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2016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2017년 기획재정부 대변인
▷2018년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