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종전 영장청구 기각 후의 수사 내용까지 고려하더라도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추가된 피의 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다”며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오전 2시50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온 박 전 대법관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 귀가했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 2016년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며 강제동원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옛 통합진보당 관련 행정 소송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양승태 사법부에 비판적인 판사의 명단을 작성,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법원은 지난달 7일 “범죄 혐의 중 상당부분에 관하여 피의자 관여 범위와 그 정도 등 공모관계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고교 후배인 사업가 이모(61)씨의 탈세 혐의 재판 관련 정보를 10여차례 무단 열람한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으나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