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황금어장'에 부유식 해상풍력 '스타트'…어민 갈등 불가피

울산시, '황금어장'에 부유식 해상풍력 '스타트'…어민 갈등 불가피

기사승인 2019-01-24 13:48:34

울산시가 민선 7기 핵심 사업인 '민간주도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설 예정 해역인 동해 가스전 일대는 전국 어선들이 몰리는 '황금 어장'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어민들과 보상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철호 시장은 24일 오후 시청에서 동해정 지역을 중심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4개 민간 투자사는 ▲로열 더취 쉘(Royal Dutch Shell)과 코엔스헥시콘(CoensHexicon) ▲SK E&S과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 ▲GIG(Green Investment Group) ▲KFWind(Korea Floating Wind) 등이다.

4개 민간 투자사 가운데 CoensHexicon은 국내기업 COENS-스웨덴 Hexicon AB 합작회사이고, SK E&S는 SK E&S와 덴마크 CIP와의 공동개발 파트너이다. GIG는 영국계 재생에너지 투자 및 개발사이고, KFWind는 WPK(Wind Power Korea)-PPI(EDPR이 대주주) 합작회사다.

해상풍력이 조성되는 동해정 지역은 1988년부터 2015년까지 육상의 오니, 오폐수 등 폐기물을 버리던 곳으로 육지로부터 50km 이상 떨어져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은 송철호 시장의 취임 공약이다. "위기에 처한 조선산업의 활로 개척과 일자리 조기 창출을 위해 민간주도로 1GW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고 공언해 온 만큼 이날 업무협약으로 공약 이행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협약서는 민간투자사가 지역기업에 현지생산 기술이전과 인력양성, 공급망을 구축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울산시는 MOU 체결에 앞서, 2018년 9월에 울산대 김연민 교수를 위원장으로 각 분야 전문가 10명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2018년 11월에 투자의향을 알려온 민간투자사들과 2차례 간담회 개최해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후, 우선적으로 어업인, 기업인, 시민 등을 모시고 2018년 12월 초에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민간투자사들은 앞으로 2년여 동안 풍황조사를 위해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원격 풍력자원 측정 장비)를 설치하고, 해저지형·조류·파고 등 해황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어업인과 소통과 어업에 대한 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주도의 발전단지 조성 방안과 함께 부유식 해상풍력의 국산화 기술개발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한다.

2019년 6월에 서생 앞바다에 우리나라 최초의 750㎾ 파일럿플랜트를 6개월간 실제 바다에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016년부터 추진돼 온 시험 플랜트 운영에는 2020년까지 울산대, 마스텍중공업 등 4개 기관이 참여한다. 설치비와 운영에 15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6월부터는 5㎿급 대형 부유식 풍력발전기 설계 기술(2018년 6월 ~2020년 5월, 에이스 E&T 등 10개 기관, 52억원)과 200㎿급 부유식 풍력단지 설계 및 평가기술 개발(2018년 6월~2020년 5월 울산TP 등 8개 기관, 40억원)도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가 중심이 되어 기획한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 프로젝트(2020년~'2026년, 5,900억 원 규모)' 사업도 지난해 12월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2월이면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부유식 해상풍력산업은 울산 시정 10대 핵심과제중 하나인 '풍력‧수소를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허브 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학‧민‧관이 협력해 부유식 해상풍력의 국산화 기술 개발과 민간주도의 부유식 풍력단지 개발을 통해 2030년에는 세계 부유식 해상풍력시장을 선도하고 부유식 해상풍력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들어서는 곳은 어획량이 풍부한 동해안의 황금어장인 것으로 알려져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 어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남권 어민들은 이미 생존권을 잃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서를 울산시에 내는 한편 사업백지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송철호 시장은 협약식에서 "부유식 풍력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일부 어업인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사업의 시작부터 어업인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단지 건설과 운영에도 참여하는 등 상생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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