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노동조합협의회(노협)가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재도전한다. KB노협의 재도전에 따라 다른 금융회사로 사외이사 후보 주주제안이 확대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KB노협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24일 민변 출신 백승헌 변호사를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KB노협은 우리사주조합원과 일반주주들에게 동의서 모집을 거쳐 다음달 7~8일 KB금융 이사회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백승헌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국장·부회장·회장,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대검찰청 검찰개혁 자문위원, 법무부 정책자문위원, 한겨레신문 사외이사, 한국방송공사 이사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이다.
그는 현재 사단법인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경제․복지․안전․노동․사회․국제․평화․청년․세대․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KB노협은 지난 2017년 11월 임시주주총회와 2018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하승수 변호사와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를 사외이사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KB노협의 도전은 ISS 등 외국계 안건분석기관의 반대에 실패했다.
KB노협은 외국계 자문회사의 반대를 고려한 듯 후보자를 엄선했다는 입장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이번 사외이사후보 선정 과정에서는 참여연대 등 4개 단체에 경영, 경제, 금융, 재무회계, 법률, 인사조직, 노동, 소비자보호, 환경, 지배구조 등의 영역에서 노동 존중의 태도를 지닌 전문가 추천을 의뢰했고, 전문성·직무수행 공정성·윤리의식·책임성·충실성·독립성·기업가치 향상·법령상 결격사유 및 자격요건 등을 검토하여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면서 “향후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에 사외이사후보 추천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KB노협이 추천한 인물이 외국계 자문사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ISS는 지난 2017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하승수 변호사에 대해 “과거 정치 경력과 비영리단체 활동 이력이 금융지주사 이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외국 자문사의 태도가 노동 존중보다 기업 이익에 치중돼, 백승헌 변호사에 대해 또 다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 지난해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을 제외하고 신한금융과 우리은행 등에서 노조 중심의 사외이사 후보 주주제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노조를 중심으로 한 주주제안이 주총에서 받아들여진 곳은 없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