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장기화’ 상원서 예산안 모두 부결…측근 막말에 트럼프 ‘곤혹’

美 ‘셧다운 장기화’ 상원서 예산안 모두 부결…측근 막말에 트럼프 ‘곤혹’

기사승인 2019-01-25 11:23:44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장기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강 대 강’ 대치가 끝나지 않는 상황이다. 

미 연방 상원은 24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트럼프 타협안’과 ‘민주당 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두 건 모두 정족수(60명) 미달로 부결됐다. 

트럼프 타협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 중인 장벽 예산 57억 달러가 포함됐다. 이민자 행렬을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자는 것이다. 이로 인해 셧다운이 장기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 유예)’ 폐지를 3년간 미루는 내용을 타협안에 포함시켰다. 타협안은 50명 찬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대는 47명이었다. 

장벽 건설 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민주당 예산안은 52명이 찬성, 44명이 반대했다. 

양당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각자 주장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도 고려 중이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의회의 승인 없이 장벽 건설이 가능해진다. 육군 공병 부대가 장벽 건설을 진행하며 환경영향평가도 받지 않는다. 장벽 건설에 쓰일 예산으로는 군 건설자금과 펜타금 토목기금, 국토안보국 기금 등이 동원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시 민주당과의 극한 대치가 불가피해진다. 향후 국정 운영이 ‘블랙홀’ 상태에 놓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여론도 좋지 않다.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공무원은 노숙자 쉼터에서 음식을 배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막말’도 논란이 됐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 공무원들이 왜 무료 식품배급소에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은행이나 신용조합에서 돈을 빌리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공무원들이 셧다운으로 받는 작은 고통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CNN이 지난 10~11일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미국 내 성인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이번 셧다운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이 민주당보다 크다’고 답했다.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자 미 연방정부는 지난달 22일 0시부터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날로 34일째다. 셧다운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번 셧다운으로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등 9개 부처와 10여개 기관, 일부 도서관,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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