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한화투자, 흔들리는 지배 그룹 ‘희비’

잘나가는 한화투자, 흔들리는 지배 그룹 ‘희비’

기사승인 2019-01-30 04:00:00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중 하나인 한화투자증권이 그동안 부진을 떨쳐내고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은 같은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과 비교해도 순이익에서 크게 늘어났다. 몇해 전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악몽이라는 터널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을 쥐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배기업 한화케미칼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몇해 전 한화투자증권 유상증자 시행에도 참여하는 등 계열사 지원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양사의 실적이 뚜렷한 희비가 갈렸다. 한화케미칼도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과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및 지배기업의 실적은 엇갈린 양상으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은 몇 년 간 부진을 딛고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권희백 대표이사가 취임 이후 이 기업의 재무상황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 1455억원, 당기순이익 652억원으로 전년 동기(1288억원, 426억원) 대비 각각 12.96%, 52.90%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실적 호조는 홀세일 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늘어나서다. 3분기 홀세일본부는 217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133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이에반해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10.85%을 쥐고 있는 대주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신통치 못한 실적을 내고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한화그룹 출신이 등기이사로 구성된 기업이다. 문석(리조트), 김태호(FC부문), 김영철(호텔) 등 세명의 각자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초와 상반기에 마무리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3분기 매출 약 9002억원으로 전년 동기(8544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이 기업은 지난해 3분기 14억원의 영업손실과 1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실적 부진은 리조트, 호텔, FC(단체급식) 등 3가지 주요 핵심 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감소해서다. 실적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조트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급감했으며, 호텔부문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리조트부문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전년 동기(283억원) 대비 2배 이상 감소했다. 호텔부문도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과 같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지난해 오픈한 거제 리조트 사업은 분양 실적이 작년이 아니라 올해 적용된다. 또한 호텔 사업 일부도 준공 이후 후분양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화투자증권의 모기업 한화첨단소재의 최대주주이자 지배기업인 한화케미칼도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인 김창범 부회장의 연임 후 첫 성적표는 예상 치 보다 저조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4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585억원, 43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19억원, 1258억원) 대비 각각 3.97%, 65.34% 감소했다. 순이익은 800억원으로 전년(89억원) 대비 급등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케미칼이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키움증권 이동욱 연구원은 “주력 시장인 인도는 수급 타이트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수출 경쟁국인 미국이 올해 상반기 대규모 턴어라운드가 계획되어 있다”며 “한화케미칼의 기초소재 주력 제품 중 하나인 PVC(폴리염화비닐)는 올해 상반기에 업황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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