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들은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이익 1조 클럽 티켓은 삼성물산과 GS건설에게만 주어졌다.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 부문 분양 성적과 해외 수주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개 대형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중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GS건설뿐이었다. 2015년, 2016년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했던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 부진 등의 영향으로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건설사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매출액과 세전 이익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GS건설은 공정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3조1416억원, 영업이익 1조649억원, 세전이익 8392억원, 신규 수주 10조9218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익은 지난해 보다 각각 12.5%, 234.2% 늘었다.
GS건설은 건축·주택 부문과 플랜트 부문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건축·주택 매출액은 전년대비 7.4%가 증가한 7조1398억원을 기록했다. 플랜트 부문도 전년대비 31.5%나 증가한 4조8044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다”며 “올해도 이 기조를 이어 주택과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택 부문의 경우 올해 2만8000가구가 예정돼있고, 플랜트 부문도 중동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먹거리 발굴을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역시 영업이익이 사상 첫 1조를 달성하며 시공능력평가 1위 기업의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 31조1560억원, 영업이익은 1조104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25.3% 증가했으며, 매출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첫 30조원을 넘겼다.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은 건설부문 7730억원, 상사부문 1460억원, 패션부문 250억원, 리조트부문 1470억원 등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 매출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채 안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또다른 관계자도 “올해는 주택 사업 쪽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라며 “꼭 한강변이나 강남권 재건축 등 상징적인 수주 지역이 아니더라도,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사업지를 선정해 수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매출 10조9861억원, 영업이익 85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 가운데 건설사업부 5071억원, 석유화학사업부 1042억원, 연결종속회사 2412억원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건설사업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877억원 증가하며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택사업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정된 원가율을 기록하며 수익성 확보의 원천이 되었다고 대림산업은 설명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매출을 견인한 건설부문(토목·건축·플랜트)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50~60% 정도 된다”며 “올해까지 외형은 다소 줄어도 영업이익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주택보다 유화쪽으로 포커스해서 사업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주택 사업 부진 및 해외 수주 등의 영향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시공능력평가 2위를 자랑했던 현대건설은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2015년, 2016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2017년 영업이익 9861억원 달성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인 셈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 16조7309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14.8%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실적에 대해 지난해 해외현장 준공 등으로 매출은 감소하고, 잠재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준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현장 공사가 종료되기도 했고, 원가 추가 반영 등의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 같다”며 “올해는 국내 주택시장과 해외 플랜트 시장 사업을 균형있게 가져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의 경우 중동이나 동남아에서 계속해서 사업 발굴을 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실적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10조6055억원, 영업이익 6287억원, 당기순이익 297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매출은 1조원(9.9%) 가량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매출 감소 원인으로 지난해 예정돼있던 분양 물량이 올해로 미뤄진 점을 꼽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인천 검단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 등 지난해 예정됐던 사업들이 정책 발표 등으로 인해 올해로 미뤄져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게다가 해외시장에서도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수주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도 매출 감소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은 수주를 따내도 수익이 몇 년 후에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년이나 내후년부터는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5월 사업회사 분할 이후 누적실적은 매출 2조7927억원, 영업이익 3179억원, 당기순이익 2298억원을 기록했다. HDC현산은 매출의 경우 외주주택이 매출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안정적 수주 잔고와 더불어 6000억 원 규모의 순 현금 및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미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기존 자체개발 사업, 인프라 개발 역량과 더불어 운영능력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