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5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7년 보다 증가했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1분기 대비 70~90% 가량 떨어졌다.
1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국내 빅5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1202억원으로 전년(1조9915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연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1034억원), 2분기(1090억원), 3분기(1073억원), 4분기(1142억원)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전년 대비 22.13% 증가한 4338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부동산 금융이 전체 수익의 70%를 차지했는데, 몇 년 전부터 50% 정도로 줄어들었다”며 “기업대출, 인수금융, 부동산 금융 등 사업 다각화로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증시 불황으로 대부분 증권사가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수익이 줄어들었지만, (우리는)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전체의 10% 내외이기 때문에 실적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 4개 증권사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분기에 비해 고꾸라졌다.
특히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는 빅5 증권사 중 지난해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5294억원)을 달성했지만, 1분기 대비 4분기 순이익이 93.52%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의 4분기 실적(116억원)도 1분기 대비 90.95% 줄어들었다.
시가총액 4조원이 넘는 미래에셋대우는 홀로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분기(2007억원) 빅5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냈지만, 2분기 1571억원, 3분기 765억원, 4분기 269억원으로 분기순이익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4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8.66% 감소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분기 대비 70% 가량 떨어졌다. 다만 연간 순이익은 3344억원으로 빅5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23.12%)을 보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하반기 증시 불황과 주식 배당 사고로 인한 부분 영업정지 등이 4분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자산 다변화, 대중부유층 대상 디지털 자산관리 강화 등 자산관리(WM)와 대체투자 확대 등 투자금융(IB)의 균형 성장을 통해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