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복용 여성은 상대방 감정을 이해하는 감정이입(empathy) 능력이 다른 여성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각) 데일리 메일 등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독일 그라이프스발트(Greifswald) 대학의 알렉산더 리슈케 임상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경구피임약이 상대방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경구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 42명과 사용하지 않는 53명을 대상으로 눈 주위에 나타나는 복잡한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을 테스트한 결과, 경구피임약 복용 여성이 다른 여성에 비해 감정인지 능력이 평균 1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의 얼굴에 나타난 읽기 쉬운 표정을 알아차리는 능력은 다른 여성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자부심, 경멸 같은 복잡한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은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의 주기적 변화는 여성의 감정 인지 그리고 이와 관련 뇌 부위의 신경망과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구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에 영향을 미쳐 배란을 차단한다”며 “따라서 당연히 감정 인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첨단 신경과학(Frontiers in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