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크게 늘어났다. 이같은 기조는 최근 역전세난 등과 같은 부동산 시장 흐름상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HUG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은 115억원으로 전년동기(14억원) 대비 8배가 증가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전세 계약이 끝나고 세입자가 집을 나가면 집주인은 통상 새로운 세입자에게서 받은 전세금으로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과 전국의 전셋값 하락으로 인해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거나 기존 전세금과의 차액을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사고 액수는 7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11배 늘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126억원이 접수돼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는 건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가입건수는 8만9350건(19조364억원)으로 지난해 6만1905건보다 약 2만건 이상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8846명이 가입해 전년동기 대비 2배가량 늘었다.
HUG 관계자는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확률적으로 이같은 기조는 아무래도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 상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셋값 기준으로 수도권은 7억원 이하, 지방은 5억원 이하인 아파트만 가입할 수 있다. 전세 계약 기간이 절반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 보험료는 아파트의 경우 전세금의 0.128%, 아파트가 아닌 곳은 0.154%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