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에 이제 막 1인 방송에 발을 내디딘 이덕화부터 누구보다 빠르게 1인 방송에 도전했던 강유미, 일상을 기록하는 강민경, 게임 콘텐츠를 앞세운 유민상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연예인 유튜버들의 4인 4색의 입담이 수요일 밤을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은 신생 유튜버로 변신한 이덕화가 자신의 가발의 역사를 낱낱이 밝히면서 나이를 무색케 하는 귀여움과 소통 능력을 발휘하는 등 매력을 발산,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시청률도 소폭 상승했고, 최고 시청률은 6.3%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는 ‘구독! 좋아요! 부탁~해요’ 특집으로 1인 방송의 매력에 푹 빠져든 연예인 유튜버 이덕화, 강민경, 강유미, 유민상이 출연해 입담을 자랑했다.
인사도 하기 전 “김구라씨 섭섭하다. 프로그램이 10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불러주냐. 너무 섭섭하다”고 토로한 이덕화는 MC 김구라가 “장수의 조건 중에 솟아오른 눈썹이 있다”고 칭찬하다 “나한테 남은 털이라곤 이거 하나 있다. 좀 지켜달라”고 재치있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도시어부’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덕화는 “배우가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어디를 가든 ‘낚시 방송 잘 보고 있다’는 얘기만 듣는다. 격주로 2박 3일을 나가고 있다”며 “고기가 잘 안 잡힌다. 고기 못 잡는 걸로 찍혔다”고 호소했다.
낚시 경력만 60년, 이덕화는 이에 대해 “제일 오래 했으니 잘 잡아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덕이 떨어진다. 사실 낚시 자체가 운칠기삼이다. 실력이 떨어지는 건 없다. 채비를 해서 완벽하게 해도 자리 뽑는 운 같은 것이 없다. 거기서부터 수덕이 떨어진다”며 자신의 낚시 성적은 실력이 아닌 운이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덕화가 출연 중인 ‘도시어부’에 출연했던 유민상은 “거기서 처음 낚시를 했는데, 내가 제일 큰 고기를 잡았다. 정말 자리가 중요하다”며 “이덕화 선배님이 낚시할 때 옆에 지나가는 오리 소리를 내시더라”고 증언했다. 이에 이덕화는 유민상에게 들려줬던 오리 소리를 직접 재연해 사람들을 폭소케 했다.
‘가발’로도 유명한 이덕화는 탈모인의 비애를 덤덤하게 털어놓은 뒤 “과거 ‘토토즐’을 진행할 때 처음으로 가발을 썼다. 가발 회사도 없었다. MBC 분장팀이 만들어줘서 모자 같이 썼다. 그래서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돌아갔다”고 털어놓았다.
과거 축구 경기에서 헤딩을 하던 중 가발이 날아갔던 일화에 대해 이덕화는 “골키퍼가 당황했다. 공이 2개가 돼서. 지금은 부끄러운 것이 없다. 축구장 가도 서비스 타임으로 한 번 받아준다”며 “드라마를 시작하면 가발 제작팀에게 대본을 넘겨준다. 그러면 역할에 맞게 가발을 준비해 준다. ‘5공화국’ 할 때 머리가 내 머리인 줄 아는 분들이 많은데, 내 머리가 그렇게는 안 생겼다. 평생 한 번 파마해보는 게 꿈이었는데 결국 못 해봤다”고 가발과 관련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덕화는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지 이제 막 보름 정도 지나 구독자 수 5~6천 명 가량 되는 신생 유튜버다. 이덕화는 개인방송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내가 길잡이가 되고 싶었다” “방송 출연을 꺼리던 아내도 질문지 주고 방송을 같이 하더니 재미있어 하더라. 조금 연로하신 분들 자신감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덕화와 달리 연예인 유튜버 1세대인 강유미는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로 ‘좋아서 하는 채널’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뷰티, ASMR 등의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강유미는 안영미 없이 혼자서 하게 된 사연에 대해 “안영미랑 소속사가 달랐는데 광고를 찍으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더라. 그런 부분으로 갈라지긴 했는데, 실제 싸우기도 싸웠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덕화에게 ‘가발 언박싱 영상’을 추천하는가 하면, 계좌등록을 하지 못해 수입이 0원인 강민경에게 방법을 알려주는 등 경험에서 우러나온 팁들을 알려준 강유미는 개인 채널 수입과 관련해 “10년이 넘은 개그맨 생활보다 더 좋다. 개그맨 수입이 나쁘지 않았지만 예능 쪽으로 진출한 것도 아니고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신기할 정도로 10년간 수입이 동결이었다”며 “개인 채널 수입은 개그맨 생활 때보다 몇 배 정도 많다. 월세에서 전세로 옮긴 정도”라고 전했다.
강유미는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이자 가장 힘든 영상으로 ASMR을 꼽았다. 강유미는 “카메라에 가발 씌워서 빗어 주기도 하고, 마이크에 소리가 잘 들어가야 하니까 무릎을 꿇고 한다. 그런데 소리가 안 들어가 있으면 욕이 절로 나온다. 내가 편집하니까 마음껏 한다. 편집이 뚝뚝 끊기는 이유는 욕이 많아서 그렇다”고 고백해 웃음을 선사했다.
가수라는 직업에 걸맞게 노래 커버 곡이나 일상을 기록하는 브이로그(비디오+다이어리)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 강민경은 시작한 지 세 달 만에 구독자가 9만 명을 모은 연예인 유튜버다.
강민경은 유튜브에 뛰어들게 된 사연에 대해 ‘직장인 브이로그’를 꼽으며 “일반 회사 다니시는 분이 회사에서 일하는 모습만 찍은 건데 그걸 보다가 밤을 새웠다. 그냥 보는데 시간이 쭉 갔다”며 “그래서 그걸 보고 나도 저런 걸 하면 되겠다 싶었다. 맨날 메이크업하고 있을 수 없으니 물건만 나오게 찍기도 했다”고 전했다.
금사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민경은 “이해리가 반대하는 남자는 절대 안 만난다”며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해리가 내면이 제일 단단하고 탄탄한 사람이다. 이해리가 어지간하면 모든 사람 다 좋아하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 그건 진짜 아닌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해리가 반대했던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강민경은 화제의 ‘꿀주’ 제조법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강민경은 꿀주를 알게 된 사연에 대해 “다비치 연말 콘서트 직후 뒤풀이 자리에 갔는데 밴드 마스터가 알려줬다”며 “소주 비율을 우리가 먹는 소맥 비율보다 많이 하고 맥주를 조금만 섞으면 꿀맛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긴가민가하고 마셨는데 진짜 아카시아 꿀맛이 났다. 신기한 마음에 영상을 올렸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민경은 스튜디오에서 ‘라디오스타’ 출연진을 대상으로 직접 꿀주를 제조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꿀주를 맛본 강유미는 “정말 꿀맛이 난다. 마시고 나서 잔향이 꿀맛이다”며 꿀주를 마신 소감을 전했고, 유민상은 “처음 마실 때 단 향이 있는데, 뒷맛은 온통 소주”라고 평가했다. 꿀주를 맛본 다른 이들도 왜 꿀주라 불리는지 알겠다고 하면서도 뒷맛은 온통 소주라고 맛에 대해 자신의 생각들을 솔직하게 전했다.
구독자 수는 6만 9천 명, 게임콘텐츠를 선보이는 유민상은 게임 방송 한 달 수입으로 20만 원 정도라고 밝히며 “평소 하루 종일 게임을 해서 그냥 방송을 틀어 놓는다”고 전했다. 다른 연예인 유튜버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 유민상은 함께 출연한 게스트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유민상은 “강민경 씨 영상은 너무 연예인 스타일”이라며 “깔끔하고 꾸며진 느낌이다. 분명 회사에서 편집을 다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혼자 한다고 해서 조금 놀랐다”고 놀라 했다.
‘맛있는 녀석들’과 ‘공복자들’로 얼떨결에 이중생활을 하게 된 유민상은 “‘맛있는 녀석들’에 동시 출연하고 있다. ‘맛있는 녀석들’은 오후 8시에 방송하고 있고 ‘공복자들’이 오후 9시에 방송된다. 방송 시간도 5분 겹친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해 다루는 ‘공복자들’을 통해 체중감량에 성공한 유민상은 “130kg대 까지 뺀 상태이고 김준현도 122kg에서 지금은 116kg 정도 된다”고 말한 뒤, 살이 빠지고 달라진 점으로 다리가 꼬아진다고 밝히며 직접 다리를 꼬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은 4인의 연예인 유튜버들의 매력과 입담이 폭발하면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시청률이 지난주 대비 소폭 상승했다. 2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1부 5.5%, 2부 5.4%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은 6.3%를 기록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