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부부 ‘이촌파출소 공원 땅’, 용산구가 237억에 매입 추진…차익은?

고승덕 부부 ‘이촌파출소 공원 땅’, 용산구가 237억에 매입 추진…차익은?

기사승인 2019-02-26 08:21:23

서울 용산구가 고승덕 변호사 측 회사가 소유한 이촌파출소 공원 땅 매입을 추진한다.

26일 용산구는 올해 237억원을 들여 현재 꿈나무소공원(1412.6㎡)과이촌소공원(1736.9㎡)이 있는 이촌동 땅 3149.5㎡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땅은 고승덕 변호사의 아내가 이사로 있는 마켓데이 유한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이촌파출소와 그 주변 부지는 애초 정부 땅이었지만 1983년 관련법 개정으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마켓데이는 2007년 이 땅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약 42억원에 매입했다.

용산구가 237억원에 사들일 경우 12년 만에 매입가의 5배에 달하는 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이 땅은 여러 차례 송사에 휩싸였다.

마켓데이는 국가를 상대로 2013년 이촌파출소 부지 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해 2017년 승소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파출소 철거 소송을 낸 끝에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현재 용산구청과는 공원 사용료를 두고 법정 다툼 중이다. 지난해 7월 나온 1심 재판부는 구청이 마켓데이에 공원 사용료 약 3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이후 2심이 진행 중이다. 용산구는 소송과는 별도로 마켓데이와 연내 보상을 마무리하고, 보상가 237억원을 주고 소유권을 이전해오겠다는 계획이다. 보상가는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산정했다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이번 부지 매입은 서울시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보상 계획에 따라 추진됐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도시공원 일몰제’가 도입되면서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지정만 해 놓고 지자체가 20년 이상 사들이지 않은 부지는 내년 7월부터 공원에서 자동 해제된다.

공원에서 해제되면 땅 주인들은 일반인 출입을 막고 부지를 개발할 수 있다.

용산구는 이촌동 부지가 50년간 공원으로 이용돼온 만큼 보존 가치가 있다고 보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보상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시와 사전 협의를 거쳐 보상액은 시와 구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마켓데이 측과 협상에 따라 보상액은 늘어날 수 있다. 마켓데이는 구의 보상 계획에 난색을 보이며 '적정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정 기자 skyfa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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