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유총 '강대강' 대치에 유치원 학부모만 발 동동

정부-한유총 '강대강' 대치에 유치원 학부모만 발 동동

기사승인 2019-03-02 21:24:45

정부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유치원 개학 무기한 연기 사태를 두고 대립하는 가운데 유치원 학부모들의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2일 교육부가 각 교육청이 공개한 명단을 집계한 결과 서울 39곳, 경기 44곳, 충남 40곳 등 전국에서 190개 사립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무응답한 유치원도 경기 103곳, 광주 67곳, 인천 51곳,경남 36곳 등 296곳에 달했다.

정부는 유치원 개학 연기 사태에 교육부를 중심으로 비상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유치원의 개학연기를 불법행위로 보고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사립유치원이 정상적으로 개학을 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결정에 한유총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유총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걸핏하면 권력기관을 동원한 탄압정책을 펼치는 등, 군사독재 시절에도 볼 수 없는 교육공안정국을 조성해 사회 불안은 증폭시키고 있다”며 “개학 일자 및 학사일정 조정은 법률에 보장된 사립유치원 운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형사고발을 운운하는 것은 직권남용과 협박죄”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한유총이 대립하는 사이 당장 4일부터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날 인터넷 맘 카페서는 하루 종일 통보를 못 받으면 괜찮은건지 혼란스럽고 불안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또한 개원을 무기한 연기한 유치원에 아이를 계속 맏길 수 없다며, 개학을 이틀 남겨두고 새로운 유치원을 알아보는 학부모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교육부의 개학 연기 명단에 유치원이 포함됐음에도 연락을 못 받아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학부모들은 유치원 개학 연기 사태에도 유치원의 갑질 사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선되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 맘 카페의 한 학부모는 “속은 많이 상하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유치원 갑질을 바로잡지 않으면 이러한 행동이 계속되리라 본다. 큰 애를 유치원에 보낼때도 한유총의 단체행동이 있었다”며 “이 시기를 보내는 엄마들은 힘들겠지만 어떤 세대를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한유총의 대립은 3일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교육감은 3일 서울교육청에서 한유총의 개학 무기한 연기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한유총도 같은 날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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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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