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말 한마디로 또 빚을 진 수원대

[친절한 쿡기자] 말 한마디로 또 빚을 진 수원대

말 한마디로 또 빚을 진 수원대

기사승인 2019-03-08 05:00:00

수원대학교 일부 학생들이 휴게소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린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후 수원대 총학생회는 사과없는 입장문을 내놔 더 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 한장이 게재됐습니다. 자신을 휴게소 직원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대학생들이 엠티를 가는지 버스가 (휴게소에) 줄줄이 들어왔다”며 “남학생들이 뭔가를 열심히 옮기고 있어 가보니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도망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속에는 분리수거되지 않은 채 검은 봉지에 담긴 쓰레기들과 도로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박스 더미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버려진 쓰레기에는 ‘ICT’ ‘건과’ ‘경상’이라는 세 가지 단서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이후 쓰레기를 버리고 간 학교는 수원대학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원대 학생들을 향해 질타가 쏟아지자 총학생회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2019년도 수원대학교 새내기 배움터’ 행사 3주 전 한국도로공사 대표번호로 연락을 취했다. 해당 통화에서 담당자에게 행사로 인한 충분한 식료품 확보와 더불어 쓰레기 처분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며 “도로공사 담당자는 해당 협조 요청을 승인하고 안성맞춤, 금왕, 천등산 3개 휴게소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쓰레기 처분 시 음식물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와 같이 처분했다는 사항은 해당 단과대학 학생회에 연락하고 관련 내용을 파악하겠다”며 “사실이 확인되면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입장문의 시작부터 끝까지 ‘사과’라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 측 입장은 사뭇 달랐습니다. 공사 측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총학생회 측과 통화한 관계자를 찾을 수 없다”며 “해당 휴게소 소장님과도 연락했는데 잘 모른다. 어느 분과 통화를 했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 관계자는 학교 측의 쓰레기 투기를 두고 법적 조치할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학교 측의 입장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돼 버렸습니다. 해당 입장문에는 “휴게소에서 왜 식료품을 마련해줘? 휴게소가 보급창고냐. 종량제 봉투라도 썼어야지.” “분리수거라도 해서 버리던가… 우리는 이미 도로공사에 연락 취했고 허락받았으니 그냥 대충 던져놓고 가도 아무 문제 없음. 이런 심보인가?” 등 수 십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습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총학생회 측은 뒤늦게 “현재 총학생회 측 임원 4명이 해당 휴게소 뒷처리와 담당자에게 진실된 사과를 전하기 위해 오후 4시20분 출발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미비한 운영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말을 잘하면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잘못된 말은 독이 됩니다. 휴게소 직원, 또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학생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사과가 최우선 아니었을까요. 학생들의 뒤늦은 사과가 아쉬울 뿐입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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