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여기에 왜 왔을까요?” 김정숙 여사, 말레이시아 한국국제학교 방문

“할머니가 여기에 왜 왔을까요?” 김정숙 여사, 말레이시아 한국국제학교 방문

기사승인 2019-03-14 10:06:30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13일 오후 말레이시아 한국국제학교를 방문했다. 이 학교는 2016년 우리 교육부로부터 공식승인을 받고 2017년 정식 개교한 곳으로, 부모 중 한사람만 한국인이면 다닐 수 있는데 총 56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국제한국학교장 장홍재 교장에게 “해외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한국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와 역사를 습득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김정숙 여사는 유치원부 ‘꽃들반’ 교실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말레이시아 출신 한국 작가가 쓴 ‘아왕이야기’라는 동화책을 읽어줬다.

‘아왕’이라는 손이 큰 아이가 자신의 외모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지만 결국 커다란 손의 장점을 발휘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꽃들반 친구들중에는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경우도 있고, 부모 중 한 사람은 말레이지아인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정숙 여사는 동화를 읽어준 후 어린이들에게 “여러분들도 아왕처럼 손이 큰 아이랑도 나랑 얼굴이 다르고 키가 다른 친구들이랑도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동화책을 다 읽은 후 김정숙 여사는 어린이들에게 “비빔밥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물으며 지난 12일 한류,할랄 전시회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큰 비빔밥을 만들고 있는 사진을 보여줬다.

“제가 오늘 왜 왔을까요? 우리 친구들 보고 싶고 잘 지내고 있는지 보려고 왔어요. 우리 친구들의 엄마, 아빠는 한국 사람인 친구도 있고 말레이시아 사람인 친구도 있죠. 하지만 우리는 다같이 한데 모여 친구가 되었어요. 다른 재료가 섞여 맛있는 비빔밥이 되는 것처럼 다양한 친구들이 함께 해야 더 큰힘이 된답니다. 함께 살면 힘이 돼요. 여러분 한 명 한 명은 소중한 보석이에요.”

“그리고 아왕 앞에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이런저런 도움을 주었죠? 할아버지는 원래 신이었는데 모습을 할아버지로 바꿔 나타났지요. 할아버지가 왜 나타났을까요? 아왕처럼 다른 생명을 돕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신이 도움을 준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서로서로 돕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친구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똘망똘망한 눈으로 일일 선생님 김정숙 여사의 품에 안겨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딴청을 피우기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꽃들반 교실을 나와 김정숙 여사는 초등학생들이 모여있는 강당으로 이동했다. 이날은 한국국제학교의 전교 부회장 선거 유세가 있는 날로, 김정숙 여사는 학생들과 함께 부회장 출마자들의 발표를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부회장에 출마한 기호 1번 강동후 학생은 공약으로 전교생이 생일때 서로 축하카드를 보내는 것과 점심 시간에 학생들의 신청곡을 틀어주는 것을 내걸었고, 기호 2번 김건후 학생은 1교실 벨소리를 바꾸는 것과 사랑의 우체통 설치, 그리고 샤워장 설치를 내걸었다.

학생들의 발표를 들은 김정숙 여사는 “두 후보들의 공약에서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두 후보 말을 들으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할머니가 되면서 나만 보고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국제학교에 와서 그 깨달음을 얻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정숙 여사는 다른 국제학교에 다닐 때는 말이 잘 안 통했는데, 이곳에 와서 말이 통해 좋다는 학생을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살면서 친구가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살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것이다. 그 수단이 바로 말”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여러분은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지만 한국의 자산이고, 두 나라의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여러분들을 만나 기대 이상의 기쁨을 얻었다. 두 후보 모두 굉장한 후보들이라 생각한다. 금요일에 꼭 투표해달라”고 당부하고 학생들과 작별했다.

청와대는 “부회장 선거는 이번 주 금요일에 열린다고 한다”며 “어느 누가 부회장이 되더라도 한국국제학교는 더 즐거운 곳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