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한 달 기준은 28일? 30일?

제약사 한 달 기준은 28일? 30일?

약 포장 단위·환자 처방단위 모두 고려해야

기사승인 2019-03-15 00:11:00

제약사별로 의약품 포장단위가 28정, 30정으로 통일되지 않아 일선 약국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국 사회는 대개 월 단위로 패턴이 정해진다. 월간 행사를 하더라도 매월 1일, 기념일은 매월 14일, 월급날은 매월 10일이거나 25일 등으로 모든 패턴이 한 달을 주기로 이뤄지기 마련이다. 

제약회사에서의 한 달은 조금 다르다. 한 달 단위를 잡는 기준이 30일이거나 4주를 기준으로 28일을 잡기도 한다. 의약품의 포장단위에서도 28정과 30정으로 통일되지 않고 혼용되고 있다. 의약품 포장단위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규정이 없다.

윤영철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장은 “미국·유럽 등에서는 주로 주 단위로 처방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월 단위 처방이 많다. 일반 소비자도 4주 단위의 소비패턴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28정으로 나온 경우, 두 알을 더 줘야 해서 새 물건을 뜯게 되는데 다시 끼워서 팔아야 한다”며 “낱개로 준 두 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 손님들이 있다. 분실의 우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재고에 대한 불만과 유통기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는 “완제품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아 2정을 낱개로 주고 남은 약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남은 약도 별도로 관리해야 해서 유통기한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회장은 일반의원과 종합병원의 근무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상황은 이해했다. 그는 “의원의 경우 환자들이 한 달 단위로 생활하지만, 대학병원은 일주일에 두 번 내지 세 번 근무하는 형태로 주 단위로 처방하는 때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 수입국에서 28정으로 제작해 그대로 들여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국내 제약사의 경우는 대개 30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마케팅의 수단으로 일부러 28정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고 윤 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소주가 한 병에 7잔이 나오는 것처럼 일종의 마케팅이다”라면서 “28정으로 만들게 되면 처방이 30정이 나올 것을 대비해 약국 입장에서 2통 이상을 구매해야 된다. 이러한 점을 이용하는 제약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장은 환자도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문제는 약의 포장단위와 의사의 처방 단위를 모두 비교해 봐야 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보통 한 달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 제약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기준이 28정인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30정으로 제작하게 되면 생산시설이나 공정을 새로 만들어야 해서 약값이 올라가게 된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저렴하게 약을 받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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