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츠비’ 승리가 경영했던 ‘버닝썬 폭행사건’(일명 승리 게이트)은 일개 범죄사건을 넘어 그 여파가 자본시장에까지 번지고 있다.
승리가 얼마 전까지 소속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 주가는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엔터업종 주가도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YG엔터에 지분을 보유한 네이버(9.13%), 국민연금(6.52%)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YG엔터에 상환우선주를 갖고 있는 루비이통 계열 투자회사 ‘그레잇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9.53%)의 상환청구 만기일도 다가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YG엔터 재무상황에는 큰 손실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악재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주가 반등은 ‘안갯속’이라고 예상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엔터의 주가(종가기준)는 3만7150원으로 올해 초 고점(1월 7일, 4만8400원) 대비 23.24% 하락했다. 시가총액(6756억원)으로 고점(8802억원) 대비 2046억원이 빠져나갔다.
YG엔터의 주가 하락은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운영하던 클럽 ‘버닝썬 폭력사태’가 발단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승리 게이트’라 불리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폭행 사건을 넘어 성매매 알선, 마약 유통까지 함께 겹치면서 YG엔터 창립 이래 최대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승리는 논란이 거세지자 스스로 ‘연예계 은퇴’ 선언을 했으나 여전히 YG엔터 내부 악재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승리의 홍대 클럽의 실소유주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너 리스크’로까지 확산되고 있어서다. 또한 경찰 고위층 등과 유착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YG엔터 주가 하락은 최대주주 양현석(16.12%)에만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지분 투자했던 네이버(9.13%), 국민연금(6.52%)에도 부정적인 여파로 작용한다.
YG엔터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 네이버의 경우 지분 투자와 관련된 평가손실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리가 YG엔터에 투자했던 시기의 주가는 3만원 대 초”라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평가손실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가 YG엔터 자회사 ‘YG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사모펀드는 여전히 손실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YG가 공동투자한 ‘와이지 네이버 컨텐츠 & 라이프스타일 펀드’는 2017년 14억원, 지난해 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재 YG엔터가 당면한 가장 골칫거리는 2대 주주 ‘그레잇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Great World Music Investment)’와 관계다. 프랑스 명품업체 루비이통은 계열 투자회사인 ‘그레잇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YG엔터에 약 610억원을 투자했다. 문제는 해당 주식의 상당수(135만9688주, 2018년 3분기 기준)이 보통주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라는 점이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만기 때기 되면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함께 부여된 주식이다. 즉 계약된 조건에 따라 보통주 전환청구와 상환청구가 둘 다 가능한 우선주라는 것이다. 특히 계약 기간을 보면 발행일(2014년 10월 16일)로부터 5년째 되는 날 상환청구를 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이 때 최초 발행가액(4만3574원) 보다 1.02배를 상환해야 한다. 상환청구기일은 2019년 10월이다. 올해 10월까지 주가가 반등하지 않으면 이자(2%)까지 포함해 투자금을 돌려줘야 한다.
문제는 YG엔터의 주가 반등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무적인 상황으로 본다면 이번 사태가 아니더라도 승리는 군 입대 예정이었고, 1분기 실적은 이미 반영된 상태다. 다만 YG엔터에 대한 악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양현석 사장이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 실소유자라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오너리스크까지 번진 상태”라며 “이 기업의 캐시카우였던 빅뱅은 승리의 탈퇴, 지드래곤의 군 문제 등 악재가 겹쳐있기에 주가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