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들이 저 살려주세요. 대통령님 저 좀 살려주세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조사 중인 검찰이 15일 오후 의혹 당사자인 김 전 차관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예정인 가운데, 이른바 ‘김학의 별장 성접대’ 자리에 있었던 피해 여성 A씨가 방송에 출연해 심경을 밝혔다.
14일 KBS는 김학의 전 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 사건의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 이모씨가 출연했다.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얼굴이 가려졌으며 음성은 변조 처리됐다.
6년의 침묵을 깨고 방송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이씨는 “가장 큰 이유는 진실을 얘기해야 되는 것”이라며 “그 진실이 자꾸 더 많이 덮어지고 있는 게 지금 현실이라는 걸 알았다. 그 현실에 조금이나마 제힘을 더 보태기 위해서 나왔다”고 했다.
이날 방송에서 A씨는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집에서도 김학의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수시로 당했다고 했다. 김학의 전 차관의 아내가 자신에게 연락해 온 적도 있다고 했다. “돕겠다”면서 문자를 보내온 김학의 전 차관의 아내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전 차관이 연루된 별장 성 접대 의혹 사건을 다시 조사하겠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돌연 태도를 바꿔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했다며 당시 받은 문자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다른 피해 여성이 몇 명이나 더 있느냐는 질문에는 “직접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여성 30명 정도의 사진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난잡하고 말하기 힘든 사회적으로 정말 파장이 큰 내용들이 너무 많다.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라고 폭로했다.
2013년 별장 성 접대 의혹 관련한 영상이 발견됐을 당시 영상 속 피해 여성이 본인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의 힘과 권력이 너무 무서워서 뉴스를 보고 너무 놀라서 굉장히 불안해 있는 상황에서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저는 처음부터 이 조사를 안 하려고 했다”며 두려움 때문에 주저했다고 고백했다.
성 접대가 이뤄졌던 원주의 별장주인이자 건설업자인 윤중천씨가 자신에게 마약을 구해달라고 얘기한 적이 있으며 검찰 조사에서 “별장 윤씨가 마약은 안 했지만 최음제는 여자들한테 했다고 진술했다고 얘기해 줬다”고 기억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친 이씨는 감정이 무너진 듯 오열했다. 그는 “살려 달라. 저는 지금도 그 사람들이 너무 무섭다. 국민 여러분들이 저 살려달라. 대통령님, 저 좀 살려 달라”며 울었고, 제작진이 그를 달래려고 안아주는 모습도 전파를 탔다.
한편 검찰은 2013년 논란이 된 이른바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의 의혹 당사자인 김학의 전 차관을 15일 오후 공개 소환한다.
김미정 기자 skyfa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