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노조 “이지케어텍 주식상장 절대 반대”

서울대병원노조 “이지케어텍 주식상장 절대 반대”

기사승인 2019-03-21 15:17:48

서울대병원 출자회사인 이지케어텍의 주식이 22일부터 거래될 예정인 가운데, 병원 노조는 주식상장의 적절성을 문제삼으며 절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하 서울대병원노조)는 “이지케어텍은 2001년 서울대병원 전산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서울대병원 전산실 직원들로 출발한 회사”이며 “국민의 혈세와 환자 의료정보들을 바탕으로 설립됐지만, 서울대병원 몇몇 교수들은 이지케어텍이 마치 개인사업인양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서울대 교수나 서울대병원 직원은 타 회사의 대표이사로 겸직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고, 서울대병원은 단시간 비정규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에게도 겸직금지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 아르바이트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일부 교수들은 이러한 겸직금지 조항의 적용을 제대로 받지 않고 있으며 회사 요직을 차지하는 등 ‘꼼수’를 쓰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만약 이지케어텍 주식 상장이 완료되면 설립 당시 초기 구성원이었던 일부 교수와 그 가족은 상당한 시세 차익을 누리게 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행위에 대해 “세금으로 설립되고 운영된 공공기관의 자산을 출자형태로 분사하고 이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다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이자 국민을 기만한 것”으로 규정했다. 

사실 이지케어텍이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박용진 의원 등은 해당 회사의 지분과 투자자, 병원 직원의 참여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서창석 서울대병원장도 “고유목적과 맞지 않아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었다. 

또한 노조는 서울대병원 환자의료정보가 상업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개인의료정보를 민간업체에 맡기고 있고 서울대병원이 만든 이지케어텍이 대표적인 회사”라며 “환자의 의료정보가 모두 담겨 있는 병원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회사가 수익을 최고의 목표로 운영되는 것은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과는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갖고 있는 이지케어텍이 만약 상장돼 주주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것은 환자의료정보의 안전성이 침해될 수 있다”며 “개인의료정보를 관리하는 병원정보시스템을 민간업체에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의 이지케어텍이 상장되어 자본과 재벌의 손에 환자의료정보가 넘어간다면, 의료법상 의료기관이 영리활동을 못하게 되어 있으나 의료기관이 출자한 기업 같은 경우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의료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또 다른 의료영리화의 편법으로 이용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소프트웨어 업체 이지케어텍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을 승인했다. 공모가는 1만2300원(액면가 500원)이며 공모금액은 159억9000만원이다. 주식 거래는 오는 22일 시작된다. 참고로 이지케어텍의 2017년 매출액은 553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43억원이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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