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부터 빠른 전개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지난 20일 출발한 KBS 새 수목극 ‘닥터 프리즈너’의 이야기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학병원에서 축출된 천재 외과의사 나이제(남궁민)가 교도소 내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수 싸움을 벌이는 메디컬 서스펜스 장르의 드라마다. ‘김과장’ 등 다수의 작품에서 호연을 펼친 배우 남궁민이 주인공 나이제 역을 맡아 시작 전부터 기대가 높았다.
베일을 벗은 ‘닥터 프리즈너’는 속도감이 돋보였다. 나이제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그의 변화를 비추는 동시에 사건들을 배치해 시청자의 몰입을 높였다. 장르극과 통속극의 장점만을 취해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나이제는 과거 신념이 굳은 의사였으나, 현재는 모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스스럼없이 권력과 손을 잡는 인물로 그려진다. 3년 전 재벌 2세인 이재환(박은석)과 악연으로 얽혀, 나락으로 떨어진 후 복수를 감행하는 것. 앞으로 나이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거대 세력에 대항해 나갈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남궁민은 선과 악을 오가는 나이제를 섬세하면서도 입체감 있게 표현하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극 중 나이제의 맞수로 나서는 의료과장 선민식 역할은 배우 김병철이 연기한다. 선민식은 교도소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립한 야망가로, 나이제와 교도소 내 권력다툼을 벌인다. 첫 회에서 두 인물은 짧은 만남에도 불꽃 튀는 연기를 선보였다. ‘닥터 프리즈너’가 기대되는 이유다.
■ 볼까
남궁민이 연기한 안단태, 김성룡, 한무영 등을 흥미롭게 봤다면 이번에도 ‘역시나’일 가능성이 높다. ‘SKY 캐슬’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인기드라마와 함께 했던 김병철의 안목과 연기력을 이번에도 신뢰한다면 믿고 볼만하다.
■ 말까
후계와 상속을 위한 재벌가의 암투, 재벌2세의 도 넘은 ‘갑질’…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이어진다. 기시감을 느낄 만한 장면이 지겹다면 과감히 채널을 돌려도 좋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