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bhc 해바라기유 논란, 이제 가맹점협의회가 답해야

[기자수첩] bhc 해바라기유 논란, 이제 가맹점협의회가 답해야

기사승인 2019-03-22 04:00:01

생업(生業)과 관련된 부분에서의 갈등은 어느 한 쪽도 쉽게 양보할 수 없다. 모든 주장에는 정의가 있기에, 선듯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기도 어렵다.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보통은 사법기관으로 공을 넘긴다. 법원은 개인과 개인, 기업과 개인 혹은 기업과 기업간의 갈등을 명명백백한 판결을 통해 해결하고 다툼을 중재한다. 일반적으로는 법원 판결이 나면 양 측 모두 그 결과에 수긍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법적인 판결이 난 이후에도 그 결과를 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논리보다는 감정에 호소하게 되고, 억울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그 주장은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둘러싼 bhc 본사와 가맹점간의 집안 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그러나 본사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면서, 협의회 주장에 힘이 줄어드는 형국이다.

앞서 bhc가맹점협의회는 본사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두 배 이상 공급하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품질 역시 본사가 주장한 수준보다 떨어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맹점협의회는 본사가 롯데푸드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5㎏ 기준 통당 3만원 이하로 납품받은 뒤 가맹점에 6만7100원에 공급하는 등 두 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전(前) bhc 전무와의 전화통화 녹취였다. 

가맹점협의회는 2017년 기준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27%에 달하는 등 상위 4개사의 3배가 넘는 것은 가맹점을 상대로 이러한 폭리를 취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본사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이유로 납품가를 올리겠다고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국제 해바라기유 시세의 하락은 사실이다. 인덱스무디(Indexmudi)에 따르면 글로벌 해바라기유 1톤당 가격은 2013년 1201달러에서 올해 2월 700달러로 급락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 해바라기유로, bhc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가 아니다.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가격은 2017년 톤당 1135달러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 1353달러, 올해 2월 1440달러, 지난달 1700달러로 6개월만에 49.7% 폭증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터키가 올해 상반기 해바라기씨 300만톤에 대한 수입쿼터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관세가 없어지면서 수요가 폭등했다. 

여기에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수요확보를 위해 연간 계약으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대량 구매한 데다가, 스페인산이 감소하면서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 가격 인상을 부채질했다. 현재 Migasa 등 글로벌 오퍼상들 역시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다.

가맹점협의회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바라기유에 함유된 올레산 함량이 본사가 주장한 80%보다 낮은 60.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맹점협의회는 근거로 한국품질시험원의 시험성적서를 공개했다. 

본사는 이 시험성적서 역시 반박했다. 기준치를 100g으로 잡아 올레산 함량이 60.6%로 나왔으며, 시험서상 성분수치 총 합산치인 72.9g를 기준으로 재계산할 경우 83.1%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본사의 반박 이후 가맹점협의회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현재까지 상황에서 논리는 본사 측에 있다. 가맹점협의회의 여러 가지 주장과 의혹에 대해 납득할만한 수준의 해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의 높은 납품가로 인한 폭리 의혹은 이미 법원의 무혐의 판단이 나온 사안이다. ‘전직 임원의 통화녹취’만으로는 법원의 무혐의 판결을 뒤엎을만한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이제 공은 가맹점협의회로 넘어갔다. 본사의 해명을 무너뜨릴 수 있는 완벽한 논리와 근거로 재반박에 나서야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제 살 깎아먹기식 소모적인 갈등은 중단하는 것이 옳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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