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남주혁의 ‘눈이 부신’ 20대 청춘

[쿠키인터뷰] 남주혁의 ‘눈이 부신’ 20대 청춘

남주혁의 ‘눈이 부신’ 20대 청춘

기사승인 2019-03-22 07:00:00


“마지막회를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저뿐 아니라 부모님도 많이 우시고 주변 사람들도 울었다고 이야기해주셨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눈이 부시게’에 참여해서 영광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JTBC ‘눈이 부시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남주혁이다. 배우 김혜자와 한지민이 극의 중심을 잡고 이리저리 키를 돌리면 남주혁이 그에 발맞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보다 따뜻한 모습부터 차갑고 냉정한 모습, 현재와 과거 등 다양한 시간과 인물을 연기한 남주혁에게 시선이 쏟아지는 건 당연하다.

지난 20일 서울 토정로 한 카페에서 만난 남주혁은 하루 전 마지막회를 본방사수하며 울었다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사전제작으로 진행돼 지난 1월 촬영을 마친 후 작품을 보면서 느낀 이야기들도 털어놨다. 가장 처음 대본을 받아든 순간도 떠올렸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때 '눈이 부시게' 대본이 들어왔는데 읽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본을 다 봤을 때는 ‘무조건 해야겠다’로 바뀌었고요. 제가 캐스팅이 가장 늦게 됐거든요. 김혜자 선생님을 비롯한 다른 선배님들과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았어요. 실제로 정말 그랬죠. 김혜자 선생님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죠. 잊지 못할 순간이에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안 들었어요. 평상시에 누군가와 포장마차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느낌이었거든요.”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에서 남주혁은 “연기하기 편했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 남주혁은 말을 바꿨다. 이준하 캐릭터에 푹 빠진 덕분에 연기하기 편한 면도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어려운 점도 많았다.

“준하라는 캐릭터에 많이 몰입됐던 것 같아요. 사실 정말 힘들었어요. 준하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 안타까웠는데 그걸 계속 연기하다 보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준하는 저와 나이가 똑같아요. 20대 청춘은 꿈을 위해서 살아가지만 그 과정이 힘들잖아요. 준하가 완성형 캐릭터이긴 하지만 막상 열어보니 힘든 환경에서 살면서도 끈 하나를 잡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 역시도 20대 청춘을 살고 있다 보니까 꿈을 위해서 힘든 상황이 와도 놓지 않고 싶은 게 있거든요. 아마 준하한테는 그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준하를 연기하기 위해 그런 식으로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남주혁은 인터뷰 도중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 내레이션을 읊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말라. 오늘을 살아가라”는 김혜자의 대사였다. 남주혁은 드라마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했고 많이 배웠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배우로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눈이 부시게’를 통해 제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저 남주혁으로서도 더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고요. 21살 때 연기를 시작하면서 제가 당장 잘할 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럼에도 연기라는 꿈을 놓고 싶진 않았어요. 연기는 제가 살아갈 이유가 됐거든요. 제가 10년 뒤 서른 살이 됐을 때 이런 배우가 되어야지 하는 목표가 있었어요. 지금은 그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점점 그 순간이 다가올수록 제가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궁금해져요. 지금은 과거를 돌아보고 싶지도, 미래를 너무 행복하게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요. 지금의 삶을 살아가려고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드라마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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