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정성립)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액화천연가스운반선(쇄빙LNG선)’ 4척의 동시 명명식이 28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렸다.
이날 명명식에는 발주처인 캐나다 티케이사 케네스 비드 대표이사, 중국 CLNG 합작사 첸핑 사장, 러시아 최대 민간 가스기업 노바텍사 레브 페오도쉐프 부회장 등 야말(Yamal) 프로젝트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4척의 쇄빙LNG선에는 ‘니콜라이 예브게노프(러시아 북극탐험가)’, ‘블라디미르 보로닌(러시아 첫 북극항로 운항 쇄빙선 선장)’, ‘기요르기 우샤코프(러시아 북극탐험가)’, ‘야코프 가껠(북극 수심지도 최초 작성자)’ 등 러시아 북극 탐험가와 학자 이름이 붙여졌다.
이 선박들은 길이 299m, 폭 50m로 17만2600㎥의 LNG를 싣고, 최대 2.1m 두께 얼음을 깨며 나갈 수 있는 아크(ARC)-7급 쇄빙LNG선이다.
이 선박 1척에 실을 수 있는 LNG양은 우리나라 전체 2일 사용량과 맞먹는다.
쇄빙선 특성상 얼음과 직접 맞닿은 선수와 선미에는 일반 선박 강판보다 3배가량 두꺼운 70㎜ 두께의 초고강도 특수강판을 사용했다.
얼음을 깨고 추진하기에 가장 적합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매서운 기후의 극지방을 운항해야 하기 때문에 영하 52도 극한에서도 모든 장비가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방한처리 기술도 적용됐다.
특히 전후 양방향 쇄빙 운항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360도 회전이 가능한 ‘아지포드 추진기’ 3기를 장착하는 등 상선 분야 최초 특수 추진시스템이 장착됐다.
쇄빙LNG선은 두꺼운 얼음을 깨고 나가기 위한 추진력 확보가 최대 핵심이다.
협상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선주 측에 밝힌 예상 추진력 수치가 선주 측이 실험기관을 통해 자체 도출한 예상 수치와 일치한 점이 수주에 성공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쇄빙LNG선은 그동안 수송 제약으로 개발이 제한적이었던 북극 지역의 가스전 개발 패러다임을 바꾸고, 북극항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북방경제 정책과 한-러 경제협력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8년부터 북극해 자원개발이 활발해 질 것을 예상해 극지용 선박 연구개발과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쇄빙LNG선의 성공적인 건조로 그 기술력은 물론 극지용 선박 건조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과시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1척당 3억2000만 달러(한화 3600억원)의 쇄빙LNG선 15척(총 48억 달러, 한화 5조원)을 모두 수주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가운데 10척은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이번 명명식을 가진 4척을 포함한 총 5척의 쇄빙LNG선이 옥포조선소에서 막바지 건조 작업 중이다.
러시아가 야말 LNG 프로젝트의 후속으로 ARCTIC LNG-2 개발 사업과 북극항로 활성화를 추진 중이어서 신규 극지용 선박 발주가 예상돼, 대우조선해양은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쇄빙LNG선은 북극항로의 얼음을 깨고 아시아와 북유럽 지역에 북극산 청정에너지를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운송할 것”이라며 “남은 5척 선박도 세계 최고 기술력과 노하우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해 최상의 품질로 건조해 인도하겠다”고 말했다.
거제=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