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경주 월성에서 역사상 가장 오래된 ‘소형 목재 배’가 발굴됐다. 4~5세기쯤 사용된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도 함께 출토됐다.

지난 2015년부터 월성에서 발굴조사 중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해자((垓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물도랑 또는 못)’ 내부에서 약 40cm의 목재 배와 고대 방패 두 점을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소형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배와 같이 뱃머리와 배꼬리가 분명하게 표현된 준구조선의 형태를 띠고 있다.

발굴조사팀은 “배의 형태를 정교하게 모방하고 공을 들여 만든 것으로 보아 왕실이나 최고위 계층을 위한 의례용 유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함께 발굴된 방패의 제작 시기는 340년부터 410년대 사이로 실제 신라의 병사들이 썼던 유일한 실물로 추정되고 있다. 방패는 해자의 가장 낮은 바닥면에서 찾아냈다.

방패 두 점 중 한 점에는 손잡이가 달려있고, 하나는 없다. 손잡이가 있는 고대 방패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손잡이가 있는 방패의 크기는 가로 14.4㎝·세로 73㎝이고, 두께는 1㎝다. 손잡이 없는 방패는 이보다 조금 더 커서 가로 26.3㎝·세로 95.9㎝·두께 1.2㎝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북 경산지역에서도 5세기 방패가 나왔지만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방관인 ‘당주’가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보고받은 내용을 적어둔 묵서가 적힌 ‘목간’과 63종의 씨앗·열매, 생후 6개월 안팎의 어린 멧돼지 뼈 26개체, 곰 뼈 15점도 출토됐다.

경주=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