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선거 유세’ 두고 정의당-자유한국당 설전 ‘점입가경’

‘경기장 선거 유세’ 두고 정의당-자유한국당 설전 ‘점입가경’

기사승인 2019-04-02 17:50:25



4‧3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 이른바 ‘경기장 선거 유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의당과 자유한국당의 설전(說戰)이 점입가경이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2일 ‘민주당, 정의당은 되고 한국당은 안 되는 불공정 게임’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민주당과 정의당은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가 지난달 30일 경남FC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정의당이 이를 비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도 이정미 대표와 함께 지난달 2일 창원LG세이커스 농구 경기장에서 숫자 5(정의당 기호)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머리띠를 둘렀던 것으로 확인돼 수세에 몰렸던 자유한국당이 반격에 나선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여 후보가 5번 여영국이라는 표시가 큼직하게 달린 밴드를 머리에 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구단 측은 아예 이정미 대표와 여영국 후보를 경기장 중앙으로 데려와 공개적으로 소개했다”고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권민호 후보 역시 지난달 16일 창원축구장에서 후보 기호와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상의를 입고 경기장 관중석에서 공개적인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스포츠 경기는 공정해야 하고 벌칙은 공평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정의당 후보는 버젓이 프로농구장에서 공개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민주당 후보는 똑같은 축구장을 휘저으며 선거운동을 했는데 한국당만 당하는가”라며 “내로남불 이중잣대의 민주당, 정의당과 확실히 다른 정당임을 국민들에게 약속한다”고 했다.

이에 정의당은 최석 대변인과 김동균 부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최석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경남FC 제지에도 불구하고 축구장에 난입해 선거운동을 강행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자유한국당이 지닌 ‘갑질 DNA’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잘못은 자유한국당이 했는데 벌은 경남FC와 경남도민에게 돌아왔다”며 “자유한국당의 갑질 정치가 계속된다면, 국민으로부터 정치적 구상권을 청구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김동균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이 표에 눈이 멀어 정신이 나간 게 오늘 내일 일은 아니지만 중앙당부터 경남도당까지 이성을 상실한 꼴을 보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정미 대표가 참석한 LG세이커스 경기 관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단 안내를 통해 이뤄졌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농구연맹 규정에 위배되는 일은 없었다”며 “이 둘의 차이를 정녕 구분하지 못한다면 자유한국당은 이해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양심을 팔아먹은 둘 중 하나”라고 성토했다.

김 부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오물구덩이에서 뒹굴었다고 해서 다른 이에게도 냄새가 난다고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며 “냄새의 근원은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 이어 정의당 여영국 후보에게도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조처인 ‘공명선거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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