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과 속초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고성군의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강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고성군 토성면 도로에서 김모(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속초에 거주하는 김씨는 고성에 있는 지인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고성으로 향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속초 시내로 번지며 일대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 등에 따르면 도로에는 시내를 벗어나 대피하려는 차량들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 평택에서 고성으로 수학여행을 간 중학생들이 탄 버스에 불이 붙는 사고도 있었다. 산불을 피하기 위해 버스 8대로 이동하던 중 버스 2대에 불이 붙었다.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들을 다른 차로 이송시킨 직후 버스 2대가 폭발했다고 전해졌다.
정부와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15분 관계부처에 조기 산불 진화를 위해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총력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진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도 같은날 오후 11시5분 기자들에게 공지 메시지를 통해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위기관리센터로 이동해 현재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며 “국가위기관리센터 직원들은 오후부터 전원 대기 중이었으며, 국가안보실 김유근 차장의 주관으로 상황을 관리해왔다”고 설명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7분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 부근 변압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이후 산으로 옮겨 붙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23대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강풍으로 인해 큰 불길을 잡는데 실패했다.
소방청은 같은 날 오후 9시44분을 기해 화재대응 수준을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충북뿐만 아니라 전국에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