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부인 메켄지 베이조스와 아마존 지분을 넘기는 내용의 이혼조건에 합했다고 미국 매체들이 전했다.
제프 베이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지분 중 25%를 부인에게 넘기기는 조건이며, 주식 평가액으로 약 40조원에 달한다. 다만 의결권은 자신이 계속 보유하기로 해 경영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연합뉴스네 따르면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은 매켄지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내용의 이호조건 합의 내용을 공했다.
매켄지는 자신이 보유하게 될 지분의 의결권은 제프에게 남겼으며, 제프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와 우주 탐사업체 블루 오리진에 대한 자신의 권리는 모두 제프에게 넘기기로 했다. 이에 대해 매켄지는 “이 굉장한 회사 팀들과의 그(제프)의 지속적인 기여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번 이혼조건에 따라 매켄지는 보통주 기준으로 아마존 전체 지분 가운데 4%를 보유하게 돼 제프와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에 이어 3대 주주가 된다. 매켄지가 보유하게 된 아마존 지분의 가치는 356억 달러(약 40조5000억원) 규모다.
현재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주식 약 16.3%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주식 평가액이 1300억 달러(한화 약 147조9000억원)에 달했다. CNBC는 지분분할 합의에도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최대주주와 세계 최고 부호 지위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매켄지는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메이예로와 월마트 창업자의 딸인 앨리스 월턴, 초콜릿 회사 마스그룹의 상속녀 재클린 마스에 이어 일약 여성 가운데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재산이 많은 부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다만 제프-매켄지 부부가 소유하고 있던 주택 등 다른 자산 분할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이들 부부는 미 전역에 여러 채의 집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 보유한 1290만 달러짜리 자택이나 옛 박물관을 개조한 워싱턴DC의 2300만 달러짜리 집도 그 일부다.
이와 관련 제프 베이조스는 성명을 통해 “이 (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그녀의 지원과 친절에 감사를 표시한다. 친구로서, 공동양육자로서 우리의 새로운 관계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제프와 매켄지의 아마존 지분 분할 합의에 대해 “이혼 발표 직후 아마존의 의결권과 관련해 제기됐던 일부 우려를 제거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제프-매켄지 베이조스 부부는 지난 1990년대 초반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베이조스는 당시 헤지펀드(D.E Shaw)에 몸담았었고, 면접관으로서 같은 회사에 지원한 매켄지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같은 회사에서 일했고 1993년 결혼했다.
지난 1994년 아마존닷컴을 설립한 제프는 당시 뉴욕에서 서부 시애틀로 향하면서 부인인 매켄지가 운전하는 동안 아마존의 사업 아이디어를 노트북에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켄지는 아마존닷컴 사업 초기 도서 주문과 출하, 회계 등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생활을 이어오던 중 지난 1월 제프 베이조스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랜 기간 애정 어린 탐색과 시험적인 별거 끝에 이혼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친구로서 공유된 삶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결혼 25년 만에 매켄지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한편, 제프와 매켄지는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매켄지는 현재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