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의 노사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노동조합은 이삼용 병원장이 폭언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병원 측은 의도적인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23일 보건의료노조 전남대학교병원지부는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병원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대화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시간끌기와 노노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2018년 12월 10일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을 위한 노사교섭 해결과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노상 천막농성 돌입했지만 병원 측은 천막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수차례 공문 및 노사 간 대화 채널을 통해 천막농성장 즉각 철거 및 불법행위 중단 요청을 했지만, 10일 이상 노조의 불법 점거가 지속돼 12월 21일 병원 부지 내 불법 천막 농성장을 철거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지난달 12일 노동조합 지부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3명과 병원장을 포함한 병원 측 간부 3명이 병원장실에서 만났고, 이 자리에서 이 병원장은 ‘지난번 내 방 문을 쳤던 쌍판을 보려했는데 오늘은 안 왔느냐?’는 폭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한다. 같은 달 22일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병원장은 ‘쌍판이라는 말이 폭언이냐’고 되물으며 사실상 사과를 거절했다는 것.
노조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병원 측은 “3월 12일 노동조합 지부장과의 면담 시 원장실 문을 친 행위에 대하여 ‘당시 뺨을 맞는 느낌이었다’고 강하게 항의를 했다”며 “그 자리에서 어느 누구도 현재 노조가 주장하는 폭언에 준하는 표현이 있었다고 인식 없이 끝났던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노사협의회 시작 직후 ‘쌍판’ 용어를 문제 삼아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언론보도를 통해 병원장의 명예를 심히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다시 노조는 “병원 측이 노동조합, 병원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병원 노동자들과 지역민들의 얼굴에 오히려 먹칠을 하고 있는 병원장은 각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병원은 “(쌍판) 표현을 하게 된 동기 및 경위는 고려치 않고 병원장이 개인적으로 느낀 당시 노동조합 측의 불합리한 행동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항의의 표시였다”며 “노사 간 격앙된 분위기에서 감정적으로 표현된 대화 내용만을 의도적으로 편집하여 조합원을 비롯해 환자에게 공개사과와 관리자 폭언•폭행 예방교육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