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여타 금융지주의 실적 하락 속에 유일하게 실적 증가에 성공하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켜냈다.
신한금융은 25일 올해 1분기 순이익 9184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보다 7.1% 증가한 실적이다. KB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8457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신한금융과 727억원의 순익 차이를 보였다.
지주사 전환 후 첫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지주는 5686억원의 순익을 시현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5560억원의 순익을 달성해 순익 4위에 머물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순익 증가율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순익이 지난해 동기 보다 7.1% 증가한 반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2.7%, 16.8% 순익이 감소했다.
신한금융의 순익 증가율은 오렌지라이프의 편입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올해 1분기 순익 804억원 가운데 지분법에 따라 신한금융에 476억원의 순익이 반영된 영향이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동기 대비 순익 증가분 608억원 가운데 78%를 오렌지라이프 순익이 견인한 셈이다.
금융지주들의 이러한 흐름은 각 지주의 주력 자회사인 은행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1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한 6181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익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17.0% 감소한 5728억원의 순익으로 2위, 우리은행은 2.0% 감소한 5506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KEB하나은행은 24.1%의 높은 순익 감소율을 보이며 4위에 머물렀다.
한편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업권 1위자리 쟁탈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1분기 두 금융지주의 주력 자회사인 은행의 대출 전략이 엇갈려 향후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원화대출 성장률은 0.3%로 전분기 보다 1.8% 감소했다. 경기 부진에 대비해 선제적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조절한 결과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조기 인사·조직개편을 통해 올해 1분기 대출 성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2.6%의 성장률을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먼저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기대된다”며 “부실이 급격히 증가하면 국민은행이 이득을 보겠지만 한번 제동을 건 영업이 다시 속도를 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