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신세계의 대형쇼핑몰 '스타필드'의 창원 입점을 놓고 찬반 갈등이 뜨겁습니다. 인근 상권이 몰락할 것이라는 여론과 지역거점 상권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쿠키뉴스>는 승장권 경상남도 소상공인연합회 위원장과 정민경 ‘스타필드 창원 지지자 시민모임’ 운영위원을 인터뷰 했습니다. 부디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되길 바랍니다.
“창원시의 소상공인들은 지금 벼랑 끝까지 와 있습니다. 밥그릇을 지키고자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에요. 생존이 걸린 호소를 드리고 있는 겁니다.”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창원 입점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 24일 창원시에서 만난 승장권 경상남도 소상공인연합회 위원장은 ‘스타필드 창원점’에 강한 우려를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스타필드가 인근의 상권 몰락만 초래하고, 고용 창출, 상권 활성화 등의 기대 효과는 적으리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스타필드가 들어선 하남의 경우를 살펴보면, 스타필드에서 직접 고용한 인원은 극히 일부에요, 다수가 비정규직에 주차요원, 청소 등 시간제 아르바이트에 해당한 고용 효과입니다. 직접 하남을 방문해 시의회에서 답변을 들었고요. 현장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죠.”
승 위원장은 상권 활성화에 대해서도 스타필드에만 국한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스타필드 내부에만 고객이 머무는 ‘갖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스타필드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해 최소 6시간 이상 고객이 놀 수 있는 집객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에 주변 상권은 ‘낙수 효과’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타 지역의 고객들을 끌어들인다고 해도 스타필드에만 머물다 갈 가능성이 매우 많습니다. 창원점은 축구장 45개 규모의 대형 쇼핑 시설이에요. 또 스타필드의 주력 매출 품목인 의류, 음식료품, 잡화류는 인근의 상권과도 겹치는 품목입니다. 스타필드는 ‘낙수 효과’ 보다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승 위원장은 스타필드 입점으로 얻는 창원시의 ‘실’이 ‘득’ 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상공인 몰락, 상권 슬럼화, 교통 혼란 등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승 위원장은 창원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입점하게 되면, 집합상가의 매출은 -56.4%, 전통시장는 -34.3%, 상점가는 -41.1% 하락한다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의 관련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창원은 고양, 수원, 성남 등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이 매우 높은 도시입니다. 이런 창원의 특수성을 이해하셔야만 합니다. 창원시에는 8만여 소상공인 사업장에 약 13만명 가량이 종사하고 있으며 이를 4인 기준 가족으로 바꿔보면 시 인구의 절반가량의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소상공인 업종과 연관되어 있는 겁니다.”
현재 창원시가 찬반 갈등의 해법으로 제시한 ‘공론화위원회’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상권영향 평가 등 앞서 스타필드가 입점한 하남과 고양 등의 관련 자료들도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 또 스타필드 창원점이 현 위치를 고수한다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스타필드 입점을 찬성하는 다수의 시민들에게도 이해를 호소했다.
“공론화위원회의 시민참여단 200명의 결정에 맡기는 것은 전화조사와 다를 바가 없다고 봅니다. 스타필드가 끼칠 영향에 대한 객관적 자료들도 전제되어야 하고요. 현 위치를 변경한다면 타협을 고려해 볼 수는 있겠죠. 사실 편의를 위해 창원점에 찬성하시는 시민분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생계가 걸린 문제임을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