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주 논란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인보사케이주’ 출시 이후 인증 받은 유전자치료기관이 15배 이상 증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 건강과 대안,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주최로 26일 국회에서 열린 ‘유전자세포치료제 인보사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는 ▲의약품 안전관리 ▲인허가 주무부처 ▲비급여 및 의료공급구조 ▲기업윤리 및 투자 등의 문제점을 조명했다.
이 자리에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은 “유전자치료기관 인증이 인보사케이주를 위한 인증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인보사케이주 출시 전 58개소에 불과했던 인증 유전자치료기관이 현재는 898여개소로 크게 늘었다다는 것이다.
정 사무처장은 인보사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의 3월30일자 보도자료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3월22일 보고를 받고도 31일에 자발적 판매중단을 허용한 부분과 인보사주의 2액 소멸 및 안전성에 대한 과도한 설명, 미국 FDA 검증차원에서 시행된 검사임을 알리고도 대응 부재 등을 꼽았다.
또 발표가 늦어진 것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에 관한 법률 즉 ‘첨단재생바이오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 통과기간이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해당 법안은 3월28일 통과됐다.
이에 해결방안으로 정 사무처장은 ▲인보사 허가 취소 및 코오롱에 대한 검찰조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특별감사 ▲식품 및 의약품, 의료기기 안전평가와 허가부처 분리, 독립화 ▲투여환자에 대해 코오롱이 아닌 질변관리본부가 추적관찰 평가 후 보고 ▲투여환자에 대한 피해보상 마련 ▲중앙약심위원 국회 추천 등 재발방지를 위한 거버넌스 구조 확립 ▲첨단재생바이오법안 등 약품허가 규제완화책 전면 중단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정부의 보건의료 규제완화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최규진 인해대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는 이번 인보사 사태가 정권의 친기업적 정책이 낳은 사태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노무현 정권당시 코오롱 인보사는 바이오산업화 방안의 하나인 ‘바이오스타 프로젝트’에 선정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며 “이명박 정권에서는 바이오업계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책을 주문해 식약처가 의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자가세포치료제의 연구자임상시험자료 또는 전문학회지에 게재된 자료’를 상업임상의 안정성 자료로 갈음해주는 등 황우석 사태 이후 정체돼 있던 재생의료에 대한 규제완화가 다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청권과 재생의료 관련 기업들과의 유착이 있었고, 문재인 정권에서는 공약에서부터 바이오산업 육성계획을 가지고 나오는 등 재생의료분야에 대한 규제완화 흐름이 이전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기관들이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규제완화를 추진하기에만 급급했으며, 복지부는 재생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을 만들거나 협의체는 만드는 데에만 바빠 이번 인보사 사태에서 중앙약심 회의록 등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급급했다고 덧붙였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 역시 “인보사 사태는 식약처의 허가부실을 단적으로 보여줬고, 인보사 출시는 바이오의약품 규제완화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첨단바이오의약품법으로 관리제도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하는데 이 법은 기업의 규제완화 법이고, 이번 사태를 일으킨 부실한 품목허가를 더 간소하게 만드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정부의 대표적 규제완화 정책인 ‘규제샌드박스’도 바이오의약품 규제완화 수단 중 하나로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추진될 것”이라며 “규제완화 중단과 의약품 허가제도 강화를 통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