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제기된 건강악화설에 대해 13개국 지도자를 접견하는 강행군으로 건강을 과시했다. 26일 중국 공산당 신문망은 공식 위챗(웨이신) 계정에 ‘어제 시 주석은 도대체 얼마나 바빴을까? 오늘 자 인민일보를 보라!’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날 인민일보 1면에는 ‘시 주석이 000 대통령(또는 총리)과 회견했다’는 제목으로 기사 13건을 실었고, 2면에는 시 주석이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외국 정상들과 악수하는 사진 13장을 담기도 했다.
특히 시 주석은 이날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정상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전혀 다리를 절지 않고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이같은 언론 보도는 지난달부터 시 주석의 건강악화 논란이 제기되고 후계자 문제까지 거론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외 언론들은 풀이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개헌으로 주석 임기제를 폐지하면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어 후계자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중국 내란도 우려되기 때문. 실제 시 주석은 지난 23일 칭다오 인근 해상에서 열린 해군 70주년 기념 관함식에서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가 포착됐다.
이어 25일 프랑스 파리의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한 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할 당시 시 주석의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웠다. 다음날 마크롱 대통령과 기자회견할 때 역시 의자 팔걸이에 힘을 주면서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TV 화면에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서방의 외교관과 중국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올해 6월이면 만66세가 되는 시 주석의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시진핑의 불안정한 걸음걸이가 중국의 승계 계획 부재에 대한 걱정을 부활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부 중화권 매체에서도 시 주석의 고혈압, 허리디스크, 당뇨병 등을 의심하기도 했고, 일부 매체에서는 중국의 네티즌 사이에서 시 주석의 관절이나 통풍 등을 의심하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일절 시 주석의 건강 문제에 대한 소문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