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이 모두 나온 가운데 금융지주들의 판도변화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M&A)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업계 1위 탈환을 위한 생명보험사 인수를 모색하고 나섰으며,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롯데카드 인수를 두고 격돌하는 모양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익은 3조3214억원에 달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과 농협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이 눈에 띄었다.
먼저 올해 1분기 가장 높은 순익은 신한금융이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1분기 지난해 동기 보다 7.1% 늘어난 9184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KB금융은 같은 기간 12.6% 감소한 8457억원의 순익을 보여, 두 금융지주의 순익차이는 727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2분기부터 아시아신탁 순익을 지주 순익에 반영하면서 KB금융과의 순익 격차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KB금융은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M&A를 모색하고 있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CFO)은 지난 24일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그룹 내에서도 지속가능한 수익성, 시장내에서 선도적 지위 확보를 위해 M&A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생명보험이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금융은 최근 불거진 교보생명 인수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CFO는 “1~2년 내에 보험사 자본규제가 본격화 되면 좋은 인수 기회가 올 것”이라 면서도 “교보생명이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신한과 KB가 경쟁하는 사이 우리·하나·농협금융은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이 5686억원의 첫 실적을 기록하며 중위권 선두 실적을 기록했다. 뒤이어 하나금융이 5560억원, 농협금융이 4327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다만 농업지원사업비를 제외할 경우 농협금융의 순익은 5051억원으로 늘어난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근소한 순익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농협금융이 11%에 달하는 순익 성장세를 보이며 맹추격에 나선 모습이다. 이러한 중위권 경쟁 속에 최근 진행되고 있는 롯데카드 인수전은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인수전에 동참한 영향이다. 다만 우리금융은 이번 컨소시엄 구성이 단순 금융주선을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컨소시엄 구성은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있지 않다”며 “단순 금융주선을 위한 지분 확보이며, 우선매수청구권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