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실적 면에서 희비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금융기업이자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UBS증권은 국내에서도 순이익이 40% 이상 늘어나났으나 도이치증권, 홍콩상하이증권은 순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게다가 일본계증권사는 미즈호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금융투자, 다이와증권은 국내와 본사 모두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스위스증권사 UBS증권이 실적 증가 폭과 수익성 모두 업계 최고 실적을 거뒀다.
UBS증권은 지난해 1039억9600만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둬 전년(716억5300만원) 대비 45.13% 증가했다. 이는 국내 외국계 금융투자업계 가운데 순이익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수익성도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수익성과 자기자본 활동도 기준인 ROE(자기자본비율)은 33.37%로 외국계 증권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ROE는 경영자가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이익을 올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이익을 많이 내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했다는 의미다. 영업이익률도 62.20%로 국내외 증권사 중 가장 효율적인 영업활동은 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릴린치증권도 지난해 536억58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전년(480억원) 대비 11.78% 늘어났다.
반면 홍콩상하이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도이치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40~60% 가까이 감소했다. 홍콩상하이증권은 지난해 10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26억10억원) 대비 60.91% 줄어들었다. 이어 노무라금융투자(-53.36%), 도이치증권(-45.62%)도 감소 폭이 컸다. 또한 다이와증권 국내법인인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는 8억300만원 순손실을 내 전년(4억1300만원)에 이어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났다.
게다가 일본계 증권사 노무라금융투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자국 본사에서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노무라금융투자의 지주사 노무라홀딩스(Nomura Holdings Inc)는 지난해 1004억엔(한화 1조488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게다가 영업이익률(-2.05%), 순이익률(-5.16%)도 마이너스(-)가 되는 등 저조한 수익성을 냈다. 리테일(전년 대비 -18%), 자산관리(-23%), 홀세일(-22%) 등 모든 부문이 감소했다. 저조한 실적은 인력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초 노무라홀딩스의 글로벌 인력 수는 2만7864명으로 전년(2만8048명) 대비 184명이 이탈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자본시장은 자본규모에 비해 국내와 비교해도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노무라증권과 같은 글로벌IB가 고전하는 것은 내부 시장의 문제 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에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