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나선 한국당, '해체' 청원 170만 돌파…與 원내경선 임박 [여의도 요지경]

장외투쟁 나선 한국당, '해체' 청원 170만 돌파…與 원내경선 임박 [여의도 요지경]

기사승인 2019-05-04 05:00:00

국회가 선거제·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렸지만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후폭풍은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전국순회·삭발식 등 장외투쟁을 본격화했다. 여야 4당만 남겨진 국회는 본회의 의사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4월 임시국회를 빈손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국회는 공전 중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예정했던 일정대로 진행됐다. 이인영 의원을 시작으로 노웅래·김태년 의원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삼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바른미래당은 여전히 내홍으로 복잡한 상태다. 

이번주(4월29일~5월3일) 국회에서는 수개월 간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패스트트랙 지정 공방이 일단락됐다. 30일 새벽 국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는 각각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제·개혁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한국당은 이에 맞서 일부 의원들이 참여한 삭발식과 전국순회투쟁 등 장외여론전을 본격화했다. 황교안 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서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전역, 대구역, 부산역, 광주역, 전주역, 용산역 등에서 ‘문재인 STOP! 시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슬로건의 규탄집회를 열었다. 윤영석·이장우·김태흠·성일종 의원 등은 국회 본관 앞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이 진보정권의 장기집권을 불러올 수 있다며 무효를 주장했다. 민주·바른미래·정의·민주평화당 등 여야 4당은 추가경정예산안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한국당이 복귀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유한국당 정당해산’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게시돼 현재까지 약 170만여 명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청원자는 “한국당이 걸핏하면 장외투쟁과 정부 입법 발목잡기를 하는 등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다”며 정당해산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구’ 청원 글도 올라와 30만여 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제1야당을 제쳐두고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렸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두 청원 글의 참여자 수는 패스트트랙 공방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달 29일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당의 대여투쟁과 관련해 김대진 조원씨앤아이(여론조사전문기관) 대표는 “기존 한국당 지지층 결집을 유지하는 데에는 좋은 방안일 수 있겠으나 무당층을 유입시키기 위해선 시기가 잘 맞지 않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기보다 바로 장외투쟁과 삭발식에 들어갔다면 ‘뒷북치기’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삭발식도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와 같은 상징적인 인물이 했어야 감동과 울분 등을 양산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오는 8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둔 민주당은 이번주 후보 등록을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지난달 22일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이인영 의원(기호1번)를 시작으로 30일 여웅래 의원(기호2번)과 김태년 의원(기호3번)이 차례로 당권 주자에 나섰다.

이인영 의원은 통합과 단결의 힘을 극대화해서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의원은 80년대 운동권 그룹의 상징적 인물로 당내 개혁세력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가졌다. 

노웅래 의원은 통합 원팀과 변화·혁신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노 의원은 계파색이 옅지만 이 때문에 확장성과 유연함이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년 의원은 촛불의 국민 승리를 압도적 총선 승리로 완성하겠다며 당 중심의 민주당 정부 구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해찬 대표의 측근으로, 친문들 사이에서 주류 실세로 통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세 후보를 친문과 범문, 비주류로 나누는데 민주당 내 사실상 반문은 없다”면서 “이번 경선은 결선 투표까지 가봐야 안다. 표창원 의원 등 무계파 의원들의 표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박빙이다. 원내 의원끼리의 투표이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결선까지 가봐야 안다”면서 “다만 대통령 지지율이 이번 투표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이주에도 여전한 상황이다.

손학규 대표가 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하태경·이준석·권은희(19대 의원) 최고위원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주승용·문병호 의원을 임명했다. 하지만 권은희 정책위의장과 김수민 최고위원이 잇달아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반쪽 회의’가 지속되고 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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