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1개월 만에 도출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노조 투표를 하루 앞두고 있다. 2018 임단협을 매듭짓더라도 곧바로 2019년 임금협상을 시작해야하는 만큼 적지않는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5일 열린 29차 본교섭에서 밤샘 협상을 벌여 16일 오전 6시20분께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는 21일 총회를 열어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잠정 합의안에는 노사 간 견해차가 컸던 인사제도와 외주·용역 전환 문제를 비롯해 성과급 추가 등이 포함됐다.
우선 임금은 기본급을 동결하고 보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며 중식대 보조금을 3만5000원 올리기로 했다. 성과급은 총 976만원에 생산성 격려금(PI) 50%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300%는 이미 지급됐다.
단체협약의 핵심 쟁점인 배치전환과 관련해 노사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앞서 노조는 단협의 외주분사와 배치전환 규정을 '노사 간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자고 요구했다. 노조는 2012년에 관련 조항을 기존의 합의에서 협의로 바꾼 이후 사측이 외주화를 위해 배치전환을 해왔다며 생존권 문제라는 주장을 폈다.
반면 사측은 전환배치를 합의로 바꾸는 것은 인사경영권 침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한 바 있다.
양측은 배치전환과 함께 이견을 보였던 외주, 용역 전환과 관련해서는 '노사 일방 요구 시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이밖에 주간조의 점심시간을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하고 근무강도 개선위원회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노사는 '수출 물량 확보를 통한 2교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부가안건도 합의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 2018년 임단협 협상을 시작했지만,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11개월가량 극심한 분규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르노삼성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노조는 이 과정에 총 62차례 부분파업을 벌였으며, 이로 인한 직접적인 생산 손실은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실적도 곤두박질 쳤다. 올 1~4월 르노삼성 내수 판매는 2만28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으며, 수출도 같은 기간 3만118대로 51% 줄었다. 파업으로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닛산 로그의 올해 수출 물량을 10만대에서 6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임단협이 통과된다 할지라고 부산공장 가동률 유지에 효자 노릇을 해왔던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올해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르노삼성은 XM3 수출용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르노삼성이 XM3 수출용 물량을 위탁 생산하게 되면 당장 내년부터 내수용 3만여대, 수출용 3만∼5만여대 등 추가 물량이 확보돼 닛산 로그 물량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르노삼성 노사는 다음달 중 2019년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지난해 임단협에서 꾸준히 요청해온 기본급 인상 등을 올해 임단협에 다시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