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멤버들 기다리는 게 일이었는데”…규현의 나비효과

[쿠키인터뷰] “멤버들 기다리는 게 일이었는데”…규현의 나비효과

“멤버들 기다리는 게 일이었는데”…규현의 나비효과

기사승인 2019-05-22 07:00:00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규현은 지난 2년간 직장인의 애환을 몸소 느꼈다. 야행성이던 그에게 매일 오전 9시까지 일터에 출근해야 하는 생활은 쉽지 않았다. 규현은 “목요일만 돼도 신이 났다”고 했다. 하루만 더 출근하면 주말이 온다는 생각에서였다. 퇴근 후에는 피아노와 일본어를 배우거나, 동료 가수·배우들의 공연을 보러 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제게 다시없을 시간이었어요.” 새 싱글 ‘너를 만나러 간다’ 발매를 앞두고 서울 삼성로 SM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 만난 규현이 들려준 이야기다.

규현은 지난 20일 공개된 새 싱글의 타이틀곡 ‘애월리’를 직접 만들었다. 제주도 애월리에 머무르던 중 영감을 얻어 쓴 곡이다. 주제는 ‘짝사랑’. 규현은 “마음을 표현할수록 관계는 멀어지는” 짝사랑의 숙명을 애달파하며 이 곡의 가사를 썼다. 규현은 그동안 ‘나의 생각, 너의 기억’ ‘안녕의 방식’ 등의 노래를 직접 작곡했지만, 작사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과 출신이라 작사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던 그는 자신이 쓴 가사가 소속사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타이틀곡으로 선정돼 더욱 뿌듯했다고 한다.

입대 전 성대결절로 고생한 그는 “목을 쓸 일이 없다 보니 상태가 좋아져서 노래가 늘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함께 작업한 엔지니어도 ‘목 관리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규현은 “대중을 위한 음악을 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그러면서도 팬들에게 선물해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발라드가 그의 주특기다. 선배 가수 성시경과 비교되는 일도 잦다. 규현은 “성시경 선배님들이나 박효신 선배님의 노래는 늘 찾아듣는다”면서 “후배 가수 중에는 같은 소속사인 첸(그룹 엑소)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발라드 가수들이 신비주의 노선을 택하는 것과 다르게 규현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얼굴을 내비춘다. 소집해제 후 tvN ‘강식당2’ 녹화를 마쳤고 ‘신서유기 시즌7’, ‘더 짠내투어’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다만 자신을 예능 샛별로 만들어준 MBC ‘라디오스타’ MC 자리는 고사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짓궂어야 할 때가 많은데, 내가 정말 버릇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라디오스타’ 녹화 전날에는 잠을 설치고 혼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규현은 “더 이상 즐기면서 프로그램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제작진들과 상의해 ‘라디오스타’엔 복귀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슈퍼주니어 완전체로 활동할 계획이다. 멤버들이 차례로 군 복무를 한 탓에, 완전체 활동에는 9년여의 공백이 있었다. 규현은 “멤버들 모두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을 무척 소중히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가요계를 대표하는 ‘장수 그룹’ 중 하나다. “멤버들이 조금씩 양보해서 (현재 소속사와) 재계약”한 결과다. 다른 멤버들보다 반년 늦게 팀에 합류한 규현은 “한 땐 숙소에서 (개인 활동 중인) 멤버들을 기다리는 게 일이었다”면서도 “모든 게 나비효과처럼 펼쳐져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형들이 워낙 끼도 많고 재능도 출중하잖아요. 개인 활동도 활발해서, 데뷔하고 5년 정도는 저 혼자 숙소에서 멤버들을 기다리곤 했죠. 그 때 생각했어요. ‘뭐든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해야지’라고.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다가 당시 김구라 형이 저를 좋게 봐주신 덕분에 ‘라디오스타’에 들어갔고, 그러면서 일이 많아졌어요. 돌아보면 모든 게 나비효과 같아요. 참 감사한 일들이에요. 예능도 즐겁지만 가수로서의 진로도 진지하게 생각해요. 앞으론 노래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드리려고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