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식비 좀 적당히 쓰세요”…핀테크 박람회서 AI금융비서에게 받은 충고[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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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핀테크 위크 개막...와디즈 등 핀테크 기업 40곳, 신기술 선봬

기사승인 2019-05-24 05:15:00

핀테크 혁신, 어디까지 왔을까. 우리나라 국민들은 실생활에서 핀테크 기술을 어떻게 누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핀테크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답했다. 23일 오전 10시, 쿡기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현장을 찾았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핀테크 행사다. 

삼성과 IBK기업은행, 우리금융그룹 등 우리나라 대표 금융회사를 비롯해 핀테크 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시장에 야심 차게 출사표를 던진 신생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행사장 안에 빽빽이 부스를 세운 기업들은 각기 보유한 핀테크 기술 역량과 비전을 선보였다.

쿡기자가 찾은 첫 기업 부스는 데이터 기반 돈 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다. 고객의 자산과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뱅크샐러드의 핵심 기능은 개인이 보유한 자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통합 자산조회 서비스, 소비 내역을 정리해주는 자동 가계부, 금융생활을 분석해 조언해주는 금융비서 서비스 및 맞춤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 등이다. 현재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신한은행과 농협을 비롯한 19개 은행과 10개 카드사와 연동이 가능하다.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니. 직접 해본 자산관리란 카드 긁는 것밖에 없었던 쿡기자의 무지를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좋은 것을 배웠으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현장에서 뱅크샐러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쿡기자의 지출 상태를 진단받아 봤다. 간단한 회원가입을 하고 개인정보 동의를 거치고 나자 바로 쿡기자가 보유한 은행과 카드 정보가 연동이 됐다. 곧이어 지출 상태 진단이 나왔다.

“택시비와 식비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 부스를 낸 기업은 총 40곳. 유독 눈길을 잡아끄는 기업 부스가 있었다. 부스에 다가서자 다양한 상품 진열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전자 블록 토이와 싱크대용 행주. 다양한 상품이 놓인 진열대를 보고 순간 이곳이 핀테크 기업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 기업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회사인 ‘와디즈’였다. 와디즈는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해 목표 투자 금액을 얻을 수 있도록 펀딩을 중개하는 업체다. 진열대 위에 놓인 다양한 상품들은 모두 와디즈를 통해 투자금을 얻고 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제품이었다. 와디즈 투자기획팀 정욱조 프로는 “벌써 와디즈를 통해 수많은 기업이 목표를 이루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올바른 생각을 가진 창업자와 투자자를 연결해 세상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금융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인 참가자가 가장 많이 몰려있던 부스는 ‘싼이자로’였다. 싼이자로는 고객이 간편하게 대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출 중개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앱을 다운받아서 간단한 정보 제공 과정을 거친 후, 금융기관별 금리를 비교해서 최적의 대출 상품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싼이자로를 운영하는 기업 '피노텍'의 관계자는 “이제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금융기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시절은 갔다”며 “비대면 방식이지만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이해하는 AI 챗봇인 ‘피노봇’을 통해 상담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쿡기자의 눈에 띈 부스는 '빅밸류'였다. 빅밸류는 국내 최초로 시세 정보제공을 연립과 다세대 주택까지 확대한 기업이다. 공시지가가 아닌, 실거래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그동안 시세정보는 아파트 중심으로만 제공돼 왔다. 

행사장 맨 안쪽에는 우리금융그룹과 KEB하나은행, 농협은행과 신한금융그룹 등 대형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중 KEB하나은행이 전시한 서비스는 가장 돋보였다. KEB하나은행은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문자 통역 서비스 ‘소리를 보는 통로(소보로)’를 소개했다. 소보로는 하나은행이 발굴해 투자를 지원한 스타트업으로, 청각장애인의 소통 편의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음성 언어를 그대로 인식해 스마트폰 및 PC 화면 등에 정확히 문자로 띄워주는 기술이다. 기업과 기관 등에서 청각장애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지원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소보로의 발전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당사 은행 지점 등에도 설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차를 탄 상태에서 이동하면서 환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우리금융그룹의 ‘드라이브 스루 환전’에도 관람 인파가 몰렸다. 다만 이외에 대다수의 금융사는 신생 스타트기업에 비해 혁신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양상이었다. 대체로 기성 뱅킹앱과 로보어드바이저, 바코드를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등을 전시했다. 

이날 핀테크 박람회를 방문한 참가자들은 국내 핀테크 기술력 발전에 놀라움을 표했다. IT를 전공한 취업준비생 김지혜(26·여·서울)씨는 “핀테크 관련 기업에 취업을 준비 중이라서 와봤다”며 “체험 부스를 돌면서 다양한 기업체와 기술을 비교해보면서 새로운 금융 핀테크 기술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 

은행권 취업을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 이지연(27·여·서울)씨도 “금융 시장이 하루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어서 예비 금융인으로서 금융 핀테크 기술과 가능성을 보기 위해 왔다”며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금융 기술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핀테크 박람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에게는 부스별로 다채로운 사은품이 제공됐다. 추첨을 통해 아이팟과 백화점 상품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행사는 이날부터 25일까지 3일간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총출동해 저마다 유력 기술을 선보인다. 행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최하고,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주관하에 이뤄진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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