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튀면 어쩌나’…화웨이 사태에 숨죽이는 전자·IT 업계

‘불똥 튀면 어쩌나’…화웨이 사태에 숨죽이는 전자·IT 업계

기사승인 2019-05-29 01:01:00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가 글로벌적인 움직임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28일 화웨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이 화웨이에 판매한 제품의 총합은 100억달러(약 11조85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한 전체 금액의 6.1%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243조7700억원 중 17.7%(43조2100억원)를 중국에서 올렸다. 화웨이 판매 비중을 어림잡아 2~3%라고 가정할 경우, 중요한 거래처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요 매출처 중 하나로 화웨이를 꼽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며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할 경우 중국으로부터 보복관세를 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때처럼 한국 기업이 운영중인 공장에 과도한 규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도 있다.

국내 기업의 중국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6조7700억원 중 47% 3조1600억원를 중국에서 낸 것으로 발표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우시와 충칭 등에서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 상황은 특정 고객과 관련되어 있어 기업으로서도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해당 기업들도 당장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은 최근 사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당장 거래중단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당장은 화웨이 배제에 동참할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추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화웨이와의 거래를 유지 중인 IT·통신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화웨이 장비는 2013년 이전부터 다수 국내 기업의 유선장비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KT,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도 기간망 OTN(Optical Transport Network, 광전송네트워크) 등 유선분야에서 화웨이 장비를 이용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코스콤 등 공기업 및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대기업들도 화웨이 장비를 이용하고 있어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5G(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구축에 화웨이 무선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주한 미군 주둔 지역에서는 화웨이 유·무선 장비를 구축하지 않았다. 데이터 취급을 담당하는 코어장비 역시 삼성전자와 시스코의 것을 사용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망이라는 게 깔았다가 다시 제거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통신 재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며 “다행히 LTE 때부터 민감지역으로 불리는 주한미군 주둔지역에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