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전환을 골자로 하는 주세법 개편이 ‘단계적 전환’으로 가닥이 잡혔다.

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주류 과세체계 개편에 관한 연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세연은 보고서를 통해 크게 ▲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 맥주와 막걸리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 전(全)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막걸리 외 주종은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먼저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에 같은 제세금이 부과되는 만큼, 세금에 따른 역차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판단했다.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할 때 현행 주세 부담 수준인 ℓ당 840.62원을 적용한다면 국내 맥주의 경우 주세 납부세액은 1.8%, 세부담은 1.64% 정도 감소한다. 이럴 경우 고가 수제맥주의 경우 세 부담이 줄고, 저가 맥주는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 저가 맥주의 개별 상승 요인이 있지만, 보고서는 개별 브랜드와 대형마트·편의점간 할인 경쟁에 따라 현재 ‘4캔에 만원’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생맥주의 경우 최종적인 소비자가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생맥주 세율을 한시적으로 줄여 가격 인상 요소를 상쇄시킬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납부세액은 현행 ℓ당 513.7원에서 13.88% 감소한 ℓ당 442.39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맥주와 함께 우선 전환 대상으로 거론됐던 막걸리는 기존과 동일하게 탁류로 분류되 5%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보고서는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ℓ당 40.44원으로 종량세를 적용하는 경우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 세율체계 전환은 물론, 착향료 등이 포함된 ‘과일 막걸리’ 등을 기타주류에서 탁주로 재분류 할 경우 신제품 출시 등 활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두 번째 안인 맥주와 막걸리부터 먼저 주세 과세체계를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신규 설비투자 등 투자 활성화,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소규모 수제맥주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으며, 국내 맥주업계가 해외에서 생산되는 맥주 물량 일부를 국내로 일부 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전 주종을 종량세로 바꾸되 맥주와 막걸리를 우선 전환하고 나머지 와인이나 청주 등 발효주, 위스키나 희석식 소주 등 증류주 등의 주종은 5년여 동안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또한 종량세로의 체제 전환에 따른 물가상승을 감안한 세율조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종량세 체계로 바꾸기 위해서는 주종에 따라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과 고가 수입제품의 세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것을 용인해야 고도주·고세율의 원칙을 준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