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간식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 보복으로 인해 위축됐던 국내 진출 기업들의 사업 확장에 순풍이 불고 있다.
최근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소비 업그레이드 배경하의 간식 업계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현재 간식업계 총생산액은 2조2156억40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77조원에 달한다.
2006년 72조원 규모였던 중국 간식시장은 지난해 377조원으로 422% 이상 폭증했다. 이러한 성장은 온라인 쇼핑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과거 마트 등에 한정됐던 소매채널이 다각화되면서 비(非) 간식 소모 인구를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온라인시장의 확대로 소비층이 두터워지면서 다시 오프라인 매장 소비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제과·제빵기업들의 사업 확장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현지 사업을 철수할 때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나선 것이 결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현재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주링허우’(1990년 이후 출생자)이며, 19~22세 성인 소비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층이 확산된다는 것은 또 다른 호재다.
SPC그룹은 지난 3월 자사 400억원을 투자해 ‘SPC톈진공장’을 준공했다. 이는 SPC그룹이 보유한 12개 해외 생산시설 중 가장 큰 규모다. SPC톈진공장에서는 주요 품목인 빵과 케이크류뿐 아니라 가공채소와 소스류 등 390여개 품목을 생산할 수 있다. 오는 2020년부터는 휴면반죽도 생산해 중국 전역에 공급해 중국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휴면반죽은 초저온으로 발효를 중단시켜 신선한 상태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한 빵 반죽이다.
200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SPC그룹은 2010년 베이징·톈진·항저우 등을 중심으로 가맹사업을 넓혀갔다. 첫 진출부터 100호점까지 9년, 200호점까지 6년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300호점은 불과 1년6개월만에 달성했다. 매출 역시 2015년 1342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을 넘어섰다.
대 중국시장 강자 오리온도 사드 보복 여파를 완전히 벗어났다.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은15.5% 늘어난 1조9269억원, 영업이익은 246.5% 급증한 282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법인 성장세가 전체 실적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국내 매출이 5.5% 늘어나는 동안 중국 매출은 18% 가까이 늘어났다.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매출 비중도 64.5%에서 66%까지 올랐다.
중국 사업부 매출 회복은 신제품이 주효한 가운데 소매점 매재 점유율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또한 징둥닷컴과 티몰 등 성장하는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017년 192억원이었던 중국 사업부 영업이익은 비용효율화와 판매채널 개선, 영업·물류 등 사업구조 혁신효과로 지난해 600% 이상 급증해 1416억원을 달성했다. 중국사업부 영업이익은 한국 922억원, 베트남 410억원, 러시아 80억원 등 나머지 사업부의 영업이익을 모두 더한 것보다도 높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영업구조 개선과 관리력 강화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