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에서 회기 중 집행부의 준비 부족으로 정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7일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경북교육청을 대상으로 가진 결산심사에서다.
이날 회의는 경북교육청이 지난해 1년간 집행한 예산에 대해 사용의 적정성 여부 등을 심사하는 자리였다.
문제는 첫 번째 질문에 나선 이재도(포항7) 의원의 질의에서 불거졌다.
이 의원이 심영수 정책기획관에게 “올해 집행한 예산 가운데 잔액이 과다 발생했다”면서 “얼마냐?”고 묻자 심 기획관이 답변을 하지 못하면서 회의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정책기획관은 경북교육청 예산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이 의원은 계속해서 “오늘 결산 관련해서 심사하는 과정에 집행 잔액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아직까지 파악 되지 않았습니까”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심영수 정책기획관은 “예, 집행율…”이라고 얼버무리면서 여전히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예산 전체를 총괄하는 기획관 입장에서 큰 틀은 숙지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해야 하는데 첫 질의부터 답변을 못하고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결산심사를 할 수 없다”면서 정회를 요청했다.
이에 곽경호(칠곡1) 위원장은 위원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면서 질의를 정경희 행정국장에게 돌렸다.
답변에 나선 정 국장은 “2018회계연도 결산 잉여금은 6960억 6300만원이다”고 대답하면서 위원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게 쏟아졌다.
정 국장이 예산잔액을 잉여금으로 착각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곽경호 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언했고, 회의는 오는 18일 오전 11시로 하루 미뤄졌다.
집행부의 준비 소홀로 도의회 회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경북교육청의 행정 마비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당장 이날 회의를 위해 참석한 경북교육청 간부들과 직속기관장, 시·군 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수십 명에 이르는 인력들이 하루 더 자리를 비워야 된다.
특히 임종식 교육감의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18일 오전 예정된 경북교육연구원 3개 센터 합동 개소식 참석을 취소했다. 다만 오후 경북교육청 홍익관에서 갖는 금호공대와의 ‘지역사회연계협력 업무협약’행사는 참석할 계획이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kuki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