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신임을 잃은 검찰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해 차기 검찰총장에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지난 2년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한 인사다. 윤 후보자는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94년 서른 넷에 뒤늦게 검찰에 발을 들였으나 지난 25년간 탁월한 수사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불리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수사 보직을 두루 거치며 대형 사건 수사를 전담했다.
윤 후보자는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지내며 정권 눈치를 보는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소신 있는 수사를 강행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인 2017년 5월 당시 대전고검 검사였던 윤 지명자는 검찰의 핵심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관행적으로 ‘고검장급’ 자리였던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전임보다 5년 후배인 신임 검사장이 임명된 ‘파격 승진’이었다.
윤 지검장의 총장 발탁은 현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한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 개혁을 지속해서 밀어붙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윤 후보자의 검찰총장 발탁은 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건너뛰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다. 윤 후보자는 2년 전 지검장 임명 당시에도 종전 지검장 기수보다 5기수 아래여서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미정 기자 skyfall@kukinews.com